"어려워진 경제를 헤쳐나갈 방법, 물에서 길을 찾겠습니다."
김건호 한국수자원 사장(사진)은 경제, 고용, 환경 등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으면서 새삼 물에 대한 사회ㆍ경제적 관심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가뭄' '4대강 살리기 사업' '경인운하' 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수자원공사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우선 당면과제인 가뭄을 이겨내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하천에 흐르는 물 상황과 댐에서 공급하는 수량을 연동하는 물 관리체계를 총가동하고 있다"며 "신속한 급수지원을 위해 비상체계에도 빈틈없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와 가뭄에 대비,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해서는 중소규모의 댐건설이 필수적"이라며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면서 댐을 건설하는 노하우는 이미 세계인이 인정할 만큼 축적돼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환경단체와 일반인의 이해를 당부했다.
김 사장은 요즘 정부가 추진중인 한국형 뉴딜의 성공시키는 데는 물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경인운하사업이다.
최근 민간주도로 진행되던 경인운하사업을 수자원공사가 맡은 것에 대해 김 사장은 "경인운하사업은 국내외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만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녹색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사업을 조속하게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성이 없어 떠넘겨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경제위기로 인한 금융경색으로 민간사업자의 자금조달 가능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기업이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자리 창출, 경기부양과 관련해서도 팔을 걷고 나섰다. 김 사장은 "수자원개발, 수도건설, 경인운하사업 등 경제유발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부문 투자를 전년도에 비해 6.2% 늘린 1조7,000억원을 투자키로 하고 작년 말부터 사업을 조기발주하고 있다"며 "3월중에 이미 예산의 23.8%를 집행했고, 상반기중에 전체 예산의 60%를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공기업 효율화 계획에 따라 신규 채용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나눔의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신입사원 90명과 청년인턴 200명을 채용했다"며 "이 과정에서 임직원이 임금의 2.5~10%를 반납했고, 직원 106명이 조기퇴직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녹색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및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고, 정부의'저탄소 녹색성장'국가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청정개발체제(CDM)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2005년 정부투자기관 최초로 CDM사업에 착수, 시화조력, 소수력1ㆍ2, 시화풍력 등 4건을 국제연합(UN)에 등록했다"며 "이로 인해 연간 33만톤의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배출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7월에는 소수력1 CDM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 8,430톤을 UN으로부터 발급받아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1억8,000억원 가량의 배출권 판매수익을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1,276메가와트(㎿)급의 시화조력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건설교통부 건설지원실장, 수송정책실장, 차관을 거쳐 한국공항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김 사장은 발로 뛰는 최고경영자(CEO)로 이름나있다. 지난 해 8월 취임한 김 사장은 전국 오지에 흩어져있는 54개의 현장 중 49곳을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방문, 현장 직원들이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 사장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그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김 사장은 "태백을 비롯, 물 문제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보면 물관리 책임자로서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럽다"며 "앞으로 이상기후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에 대비, 예측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수자원공사가 지향하는 '3Water(공공성, 성장성, 효율성)'에 맞춰 국민 생활의 향상과 공공복리 증진이라는 설립목적에 더욱 충실히 하자는 것이 기본원칙"이라며 "'세계최상의 물종합서비스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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