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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경영 vs 리더십… 조선업계 삼성重-대우조선 2위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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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경영 vs 리더십… 조선업계 삼성重-대우조선 2위 각축

입력
2009.03.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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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두 조선소가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조선업계 최대 호황기였던 2007년, 삼성중공업(212억달러)과 대우조선해양(200억달러)의 수주 규모는 엇비숫하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작년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올해 수주 목표치(삼성ㆍ대우 100억달러)는 똑같다.

조선소 현장 분위기도 비숫하긴 마찬가지. 불황으로 '수주 가뭄'을 겪고 있지만, 2~3년치 일감을 갖고 있는 현장은 활황기와 다르지 않다. 도크(선박 제작ㆍ진수를 위한 직사각형 형태의 거대한 웅덩이) 안에서 선체를 용접하는 현장 근로자들의 바쁜 손놀림도 여전하다.

이런 현장에서 삼성중공업 김징완 부회장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김 부회장은 2001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거제조선소에서 보냈다. 이른 아침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김 부회장은 작은 것부터 굵직한 경영구상까지 그의 일과는 조선의 모든 것이다. 바로 현장 경영의 출발점이다.

"모든 문제와 해답이 현장에 있는 만큼 현장에서 이를 완결해야 한다"는 게 김 부회장의 일관된 신념이다. 1993년 상무 시절, 길이 640m짜리 초대형 도크를 건설한 게 현장 경영의 한 예다. 당시 적극적인 투자는 오늘날 삼성중공업이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등을 만들 수 있는 발판이었다. 작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도 미래를 내다 본 투자 덕분이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김 부회장은 올해 그룹 인사에서 삼성물산 이상대 부회장과 함께 전문경영인으로서는 최고봉인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장 경영에다 견실한 실적에 힘입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업계 최대 이슈였다. 주인 찾기 작업이 시작됐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금융위기와 우선협상대상자(한화그룹) 포기 등. 이로 인해 당분간 다시 홀로 서야 한다. 이런 혼란스런 상황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이 쾌속 항해한 것은 남상태 사장의 공이 적지 않다.

2006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남 사장은 재무통이다. 2000년 상무 시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정에서 채권단과 소액주주 등 이해 당사자들 간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차입금 조기 상환과 효율적인 자금운용으로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이끌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자칫 주인 없는 기업으로서 나태해질 수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최고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음은 물론이다. 남 사장이 "독립기업이면서도 재벌 계열 조선업체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자신감의 표현이다.

남 사장은 지난달 3년 임기의 대우조선해양 CEO로 재선임됐다. 그의 연임으로 세계 1위 조선해양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작년에 발표한 'F1' 전략이 본격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F1 전략이란 업계 최고 경영목표를 가장 빠른 시간에 달성하고, 회사 규정과 시스템을 가장 효율적으로 개선하자는 것으로, 2012년 매출 24조원(올해 1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삼성중공업을 넘어 2위 굳히기 작업에 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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