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부터 관심은 '국보급 센터' 서장훈(35ㆍ인천 전자랜드)을 누가 마크 할 것인가에 쏠려 있었다. 안양 KT&G는 팀의 주득점원 마퀸 챈들러가 허리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 서장훈과 두 명의 외국인선수 등 장신이 즐비한 전자랜드의 파상공세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KT&G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예상대로였다. 서장훈의 컨디션은 그야말로 최상이었다. 외곽슛은 자로 잰 듯했고, 골밑 몸싸움도 서슴지 않았다. KT&G는 신장 205㎝의 백업센터 김광원을 서장훈의 마크맨으로 내보냈지만 허사였다.
서장훈은 수비가 붙으면 골밑을 돌파했고, 수비가 떨어지면 외곽슛을 던졌다. 1쿼터에만 16점. 3점슛 2개와 2점슛 3개, 자유투 4개가 그림처럼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에만 21점 6리바운드를 기록한 서장훈의 폭발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서장훈은 KT&G가 45-55, 10점 차까지 추격한 3쿼터 중반 절묘한 드라이브인과 3점슛을 연달아 터뜨리며 KT&G에 카운터펀치를 퍼부었다. 서장훈은 4쿼터 3분께 승리를 일찌감치 확정 짓고 벤치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30점(3점슛 4개) 7리바운드. 서장훈의 신들린 듯한 활약을 앞세운 전자랜드가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KT&G와의 원정경기에서 92-68 대승을 거뒀다.
최근 4연승과 더불어 13경기에서 12승1패의 고공행진을 이어간 전자랜드는 27승22패로 서울 삼성, 전주 KCC와 함께 마침내 공동3위에 등극했다.
반면 챈들러의 부상 공백을 이기지 못한 KT&G는 5연승 도전에 제동이 걸리며 26승22패가 돼 3위 그룹에 0.5경기 뒤진 6위로 추락했다. KT&G는 주희정이 프로 통산 최초로 600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수립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2위 울산 모비스는 선두 원주 동부에 줄곧 뒤지다 경기 막판 79-7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동부와 모비스의 승차는 2경기로 좁혀졌다.
안양=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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