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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검정고시' 양용은 인생역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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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검정고시' 양용은 인생역전 드라마

입력
2009.03.1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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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검정고시생' 양용은(37ㆍ테일러메이드)이 골프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양용은은 평소 스스로를 '골프 검정고시생'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어렵게 골프를 했다는 뜻이다. 제주 출신의 양용은은 집안이 넉넉치 못해 다른 선수들과 달리 제대로 레슨을 받지도 못했고 생계수단으로 골프연습장에서 일을 하게 된 게 골프와의 첫 만남이었다.

어려운 젊은 시절을 거치며 나이 서른을 넘어 PGA투어 정상에 오른 늦깎이 골퍼로 자수성가한 최경주와 닮은꼴이다. 또 전날 신지애(21)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선수 시즌 첫 승을 거둔데 이어 PGA투어에서도 하루사이 올 시즌 데뷔승을 거둔 쾌거다.

'제2의 최경주' 양용은이 마침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양용은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 골프장 챔피언스코스(파70)에서 열린 혼다크래식 대회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로 존 롤린스(8언더파 272타ㆍ미국)를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06년 유럽프로골프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정상에 오른 이후 2년4개월만의 우승이자 지난해 PGA투어 데뷔이후 첫 승이다. 뿐만 아니라 최경주에 이어 한국 남자프로골퍼가 PGA투어에서 두 번째 챔피언에 이름을 올린 값진 기록이다.

이번 대회 2라운드부터 선두 자리를 지켜 PGA투어 첫 승을 거두며 우승 상금 100만8,000달러를 챙긴 양용은은 시즌 상금 랭킹 9위(110만5,700달러)로 뛰어 올랐다. 양용은은 2011년까지 2년 동안 투어카드를 획득했으며 다음달 열리는 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등의 출전권도 얻었다.

전날 1타차 선두를 달렸던 양용은은 3,4,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기선을 제압했고 12번홀 버디로 1타를 더 줄였다. 양용은은 15,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18번홀(파5)에서 버디로 홀아웃한 롤린스에 1타차로 쫓기기도 했지만 마지막홀 파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차지했다.

양용은은 "2006년 유럽투어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었을 때보다 기쁘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위창수(37ㆍ테일러메이드)는 3언더파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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