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9일 10차 라디오 연설에서 "소수이기는 하지만 아직 이곳 저곳에서 정부가 하는 일을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뉴질랜드 호주 인도네시아 순방기간 내내 부러웠던 것은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는 점"이라며 "공식행사 마다 야당 대표가 참석해 국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금산분리 완화를 위한 은행법 개정안과 미디어 관련 법안 등 쟁점법안이 야당의 반대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것을 놓고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시간을 빌려 모든 사람들에게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합쳐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며 경제 살리기를 위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요즘 노ㆍ사ㆍ민ㆍ정 대타협 등 매우 희망적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고, 또 그간 걱정스러웠던 노조가 변해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일자리 나누기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 성과에 대해 "자원 확보와 방위산업 분야, 투자 유치 등 떠나기 전에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자평한 뒤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는 4월 런던 주요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중견국(middle power)으로서 한 목소리를 내자고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된 라디오 연설은 8일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통령 특별기 내에서 녹음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해외순방 후 돌아와 첫 일성이 야당을 비판하는 것인가"라며 "그것(법안 통과가 안된 것)은 정부의 속도전과 여당의 무능 탓인데 참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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