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한일 실력차는 종이 한장"… 본선 티켓 얻었지만 차분하게 훈련 임해
일본이 달라졌다. 지고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던 한국야구에 콜드게임승을 거뒀지만 고개를 숙이고 있다.
2연승으로 가장 먼저 본선 티켓을 얻은 일본은 8일 낮 12시부터 2시간 동안 일본 도쿄돔에서 1ㆍ2위 결정전(9일)을 앞둔 마지막 훈련을 실시했다. 전날 밤 한국전에서 짜릿한 콜드게임승을 거뒀던 일본 대표팀이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지하고 차분하게 훈련에 임했다.
일본 언론들은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한국에 대승을 거둔 뒤 ‘역사적인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고 대서특필했다. 스포츠호치 스포츠닛폰 닛칸스포츠 등은 8일 일제히 전날 한국에 압승을 거둔 일본대표팀 소식과 3안타를 때려낸 이치로의 활약상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일본 TV와 방송들도 경기 후 장시간에 걸쳐 한국전 승리 특별 방송을 내보내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그러나 정작 일본 대표팀은 엄숙한 분위기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경기 후 “결과에 대해서는 아주 만족한다. 그러나 이날 경기만으로 (한국에 대한) 열등감이 사라졌다고는 보지 않는다”는 말로 한국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의 ‘겸손함’은 이상할 정도다. 한국전에서 3안타 3득점을 올려 콜드게임 승의 발판을 마련한 이치로는 전 대회와 달리 신중하고도 겸손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치로는 8일 경기 후 “한국과 일본의 실력 차는 종이 한 장 차”라면서 “오히려 한국의 긴장감이 올라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늘 한국 야구의 신경을 건드려왔던 이치로가, 그것도 콜드게임승을 거둔 뒤 한 말 치고는 너무 조심스러웠다. 이치로는 1회 대회 직전 “일본을 30년 동안 못 이기게 해 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가 한국에 연패하자 “내 인생의 최대 굴욕이었다”고 분을 이기지 못한 바 있다.
일본은 대회 전부터 호들갑을 떨며 한국 야구를 경계했다. 콜드게임 패를 당한 건 창피한 일이지만 일본이 느끼는 한국 야구의 위상은 분명히 달라져 있었다.
도쿄=성환희 기자 hhsu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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