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초기 비디오 작품인 '버튼 해프닝'(1965). 2분짜리 이 작품에서 백남준은 재킷 단추를 채웠다 풀었다 하는 단순한 동작을 아주 느릿하게 반복한다.
그리고 1980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위원회의 위촉으로 제작된 '레이크 플래시드 80'에서 그는 스포츠 경기의 이미지를 뮤직비디오처럼 화려하고 빠르게 편집했다.
지난해 개관한 경기 용인의 백남준아트센터가 개관 페스티벌 이후 첫 기획전으로 마련한 '수퍼하이웨이 첫 휴게소'는 이렇게 극과 극의 두 작품을 모티프로 삼았다. 그리고 백남준의 예술세계에 반영된 속도의 의미와 예술적 실험의 극단을 18명의 작가, 3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조망한다.
전시 제목은 1974년 백남준이 내놓은 세기적 아이디어 '일렉트로닉 수퍼하이웨이'에서 따왔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엄청난 속도와 힘을 예견한 개념이다.
아트센터 입구에는 미국 조작가 데니스 오펜하임의 2006년작 '콘'이 설치됐다. 일상적 사물인 오렌지색 바리케이드의 크기를 극단적으로 과장해 거리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김홍석 등 아시아 3개 국 작가의 작품으로 이뤄진 '시징 멘'의 설치작 '2008 베이징올림픽게임'은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베이징에서 자신들만의 소박한 대회를 열어 백남준의 '레이크 플래시드 80'을 재해석한다.
라 몬테 영의 악보 '밥 모리스를 위한 작곡 15번', 타로 시노다의 설치 '신의 손', 로렌스 바이너의 스프레이 그림은 점과 선을 통해 속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5월 16일까지. (031)201-8500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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