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고지를 사수했다. 3일 한때 1,000이 붕괴됐던 지난 주 코스피지수는 놀라운 복원력으로 전주대비 고작 8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외환시장 불안 및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를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체감도는 떨어지지만 중국의 훈풍(추가 경기부양책 기대, 사실은 미흡)이 뉴욕의 삭풍(은행 국유화, GM 파산 논란 등)을 밀어낸 형국이다.
코스닥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왕좌(시가총액 1위)를 거머쥐기 위한 일전일퇴가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절대지존 NHN이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나면서 예고된 싸움이긴 하다.
현재 다툼은 3파전(셀트리온 태웅 서울반도체) 양상. 각기 다른 정책 테마를 등에 업고, 휘하의 관련 종목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도 비슷하다. 정보기술(IT)이 선도했던 코스닥에 바이오, 풍력(대체에너지), 발광다이오드(LED) 등 새로운 테마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지난 주 혈전에선 셀트리온이 앞섰다. 바이오 테마의 대장주로 불리며 지난해 12월부터 급등세를 탄 셀트리온은 지난달 18일 풍력 테마의 지존 태웅을 밀어내고 시가총액 1위를 꿰찼다. 이후 태웅에게 밀렸으나 지난 주엔 4일 1위 재등극, 5일 2위, 6일 재역전 등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였다.
셀트리온은 지난 주에도 강한 상승세(20.3%)를 보였다. 무엇보다 기관의 전폭적인 매수세가 든든한 지원군이다. 바이오 테마로 분류되는 폴리플러스 메디톡스 중앙바이오텍 등도 동반 강세였다.
그간 NHN의 빈자리를 메웠던 태웅은 체면을 구겼다. 5일 시가총액 1위를 재탈환하긴 했지만 '하루 천하'에 그쳤고, 3위 서울반도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셀트리온(1조5,494억원)과 태웅(1조4,617억원)의 시가총액 차이(6일 기준)는 800억원 남짓, 하루 등락에 따라 순식간에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LED의 강자 서울반도체의 파죽지세도 무섭다. 1월 일본 니치아화학공업과의 특허 관련 협약체결 소식 이후 상승세를 타더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하나씩 꺾어왔다. 2월엔 월간 상승률 3위(85.31%)에 올랐다. 6일엔 태웅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지만 뒷심부족으로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현재 서울반도체의 시가총액(1조3,694억원)을 감안하면 언제든 왕좌를 노릴 수 있는 가시권에 들어와있다.
이들 3강과 더불어 코스닥 '1조 클럽'에 속한 메가스터디(1조1,825억원)와 SK브로드밴드(1조1,515억원)는 상대적으로 주눅이 든 모습이다. SK브로드밴드는 액면가(5,000원) 밑으로 떨어진 데다 전국 서비스를 할만한 여건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메가스터디 역시 추가 상승은 어렵다는 게 증권사의 중론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주간 상승(5.5%)이 눈에 띄었다. 대만 D램 업체 6곳이 통합하고 일본 엘피다 등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타이완 메모리'의 설립이란 악재가 있었기 때문. 굿모닝신한증권은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삼성전자를 능가하는 경쟁자가 탄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기술 및 원가경쟁력 부각으로 기관 및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적개선 기대는 경기침체도 아랑곳하지 않고 빛을 발했다. 삼성테크윈은 디지털카메라사업의 인적 분할 후 주력 사업(파워시스템 및 감시장비사업)의 고성장이 부각되며 유가증권 시장 주간 상승률 3위(27.59%)에 올랐다. KH바텍(주간 9.4%)은 휴대폰 1, 2위 노키아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금속케이스를 공급한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삼성중공업 포스코 두산인프라코어(주간 상승률 각 3.7%, 1.4%, 0.4%) 등 중국 관련주의 행보도 주목해야 한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도움말=굿모닝신한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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