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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이재오 발길따라… 與 '웃거나 울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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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이재오 발길따라… 與 '웃거나 울거나'

입력
2009.03.0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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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년차의 봄을 맞이한 여권은 두 사람 때문에 울 수도, 혹은 웃을 수도 있게 생겼다. 두 사람은 4ㆍ29 재보선 출마를 놓고 고민해온 박희태 대표와 3월 말 미국에서 돌아오는 이재오 전 의원이다. 여권의 봄이 화려해지느냐, 아니면 처절해지느냐가 이들의 행보에 달렸다고도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현재 선택을 앞두고 있다. 4월 재선거에 출마하느냐, 아니면 출마를 뒤로 미루느냐를 놓고 골라야 한다. 박 대표 자신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공식적 답변만 하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 그의 출마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하지만 한 측근은 8일 "10월 재선거 때 안전한 쪽(경남 양산 등)에서 기회를 본다는 생각은 거의 접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4월 인천 부평을 재선거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다.

그의 출마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당 대표가 출마해 패배할 경우 여권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살펴보니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는 게 측근들 전언이다. 재선거가 치러지는 부평 을에는 GM대우차 문제를 비롯한 현안이 산적해 있어서 여당 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다. 박 대표의 마음이 출마쪽으로 기울었지만 여권은 야당의 후보 결정 과정 등을 지켜본 뒤 부평 을 공천을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

이 전 의원의 귀국 후 행보도 관심사다. 그가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에 따라 여권 내 역학 구도가 이리저리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돌아온 뒤 당분간 조용히 지낼 것"이라는 뜻을 수 차례 밝혔다. 그의 주변 인사들도 "이제 싸울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측근은 "조용히 미국 생활과 관련된 책을 쓰면서 정치인은 물론 언론과도 되도록 접촉하지 않겠다는 본인 뜻이 매우 간절하다"고 말했다. 굳이 정치와 관련된 것이라면 지역구 주민을 만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마디로 '달라진 이재오'가 이 전 의원의 귀국 메시지인 셈이다.

문제는 주변에서 그를 가만 놔두겠느냐는 데 있다. 당장 당협위원장 재선출과 4월 재보선 공천 문제 등을 두고 이 전 의원의 역할을 필요로 하는 그룹이 있을 수 있다. 그럴 경우 본인 뜻과 무관하게 여권 내에 전선이 형성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측근은 "이 전 의원은 그런 문제에 관여할 생각도 힘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측근도 "귀국 시점을 3월 말로 미룬 것도 복잡한 문제가 가닥을 잡은 후에 들어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 귀국이 본인의 말대로 평온한 물결이 될지 거친 파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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