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T&G의 이상범 감독대행은 요즘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래곤 한다. 외국인선수 캘빈 워너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퇴출되고 양희종마저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최악의 상황.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이 보여주고 있는 눈물어린 투혼을 보고 있자면 자신도 모르게 소름이 끼칠 때가 있다.
상황은 어렵지만 KT&G의 팀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좋다. 그리고 강력한 팀워크로 똘똘 뭉친 '카이츠 군단'의 중심에는 맏형 주희정(33)이 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코트를 누비는 주희정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에 매진하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0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주희정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고비에서 발군의 활약으로 팀에 소중한 승리를 안겼다. 주희정은 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동부 프로미 2008~09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맞대결에서 24점(3점슛 3개) 15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104-86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3연승을 내달린 KT&G는 26승22패를 기록, 서울 삼성, 전주 KCC, 창원 LG를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주희정은 승부를 가른 4쿼터에만 3점슛 3개를 몰아치면서 12점을 집중시켰다. KT&G는 3쿼터까지 SK에 73-64, 9점차까지 쫓겼지만 4쿼터 들어 터진 주희정의 야투를 앞세워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반면 6강 탈락의 벼랑에 몰려있던 SK는 치명적인 패배를 당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물가물해졌다. SK는 3연승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며 22승25패가 돼 7위 인천 전자랜드(24승22패)와의 승차가 2.5경기로 늘어났다. SK는 남은 7경기에서 6승1패를 해도 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한편 대구에서는 33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한 외국인선수 조나단 존스를 앞세운 최하위 부산 KTF가 홈팀 오리온스를 90-86으로 꺾었다.
허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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