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ㆍ구교도간 유혈 충돌이 빈번했던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군사 기지에서 7일 총격 사건이 발생해 군인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 지역에서 총격 사고로 군인이 숨지기는 1997년 이후 처음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양측 분쟁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BBC방송과 AFP통신은 7일 저녁(현지시간)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 북서쪽으로 26㎞ 떨어진 앤트림의 육군 공병대 기지에서 무장 괴한들이 차에 탄 채 총을 발사했다고 경찰 발표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피자 배달원을 가장한 무장 괴한들이 차를 타고 병영에 무단 침입해 30~40발의 총탄을 난사했다고 전했고, 기지에서 총격전이 발생했다는 목격자도 있었다.
현지 경찰은 "남성 군인 2명이 총에 맞아 숨졌고 4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부상자 가운데 2명은 군인이다"고 말했다. 북아일랜드 수권정당인 민주연합당의 피터 로빈슨 대표는 "이번 사건은 끔찍한 테러로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라고 비난하는 등 정치권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사건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일랜드와의 통일을 희망하는 구교도 공화주의자들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ㆍ구교도간 분쟁으로 몸살을 앓아온 북아일랜드에서는 30년 동안 아일랜드공화국군(IRA) 등 무장세력과 영국군의 유혈 충돌로 약 3,000명이 희생됐으며 1998년 '굿 프라이데이 평화 협정'이 체결된 이후에야 양측 충돌이 잦아 들었다.
특히 북아일랜드가 지금처럼 영국의 일부로 남기를 희망하는 신교도 정당인 민주연합당과 아일랜드에 통합되길 바라는 구교도 중심의 신페인당이 권력을 공유하는 자치정부가 2007년 출범하면서 유혈 사태는 획기적으로 진정됐다.
하지만 최근 18개 동안 평화 협정에 반대하는 공화주의 세력들이 경찰을 공격하는 등 폭력사태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북아일랜드 정부는 영국군과 군사보안국(MI5)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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