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경제팀이 9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윤 장관은 며칠 전 "봄은 멀지 않았다"고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펼쳤지만, 대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일로를 치달으면서 오히려 '봄이 오는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환율은 요동치고 증시도 추가 하락 공포감에 떠는 모습이다.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도 여전하다. 설상가상으로 그간 잠잠하던 소비자물가마저 상승세로 돌아섰다. 윤 장관은 일단 민생 안정을 위한 30조원 규모의 '슈퍼 추경' 편성과 내수 진작을 위한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통해 지금의 난국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번 주부터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당정협의를 본격 시작한다.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소비쿠폰 지급과 공공근로 도입 방안, 영세 자영업자 대책 등이 폭 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10일에는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한 첫 번째 '서비스산업 공개토론회'가 열린다. 윤 장관은 평소 역설해온 외국 교육기관 유치 및 의료 영리법인화 등을 관철하기 위해 이익집단 설득 등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주의 최대 관심사는 12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다. 시장에선 현재 연 2.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불과 4개월 새 3.25%포인트나 급격히 내려 추가 인하의 여지가 크지 않은데다,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도 부각된 터라 금리 동결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12~1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도 주목된다. 우리 측에선 윤 장관과 이성태 한은 총재,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참석해 국제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또 현지 금융기관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어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에 대한 불안한 시선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금주에는 ▦한국 2월 생산자물가(9일) ▦중국 2월 생산자ㆍ소비자물가(10일) ▦미국 2월 소매판매ㆍ1월 기업재고(11일) ▦미국 2월 수입물가ㆍ1월 무역수지(12일) 등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고재학 경제부 차장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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