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티베트(시짱ㆍ西藏) 봉기 50주년(10일)과 라싸(拉薩) 유혈시위 1주년(14일)을 앞두고 중국 전역의 보안 경계를 강화하면서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린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달라이 라마는 종교인이 아니라 정치적 망명자"라면서 "달라이 라마의 분리주의 기도에 세계 각국이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 부장은 "달라이 라마는 중국 국토의 4분의 1에 달하는 지역에 '대티베트 독립지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곳에 주둔하는 중국 군대는 물론 비티베트인을 내쫓으려는 극렬한 분리주의를 기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제츠 부장은 "독일, 프랑스 등도 자국 영토의 4분의 1을 분열시킨다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이는 종교, 인권, 민족,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통일을 반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 부장이 달라이 라마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티베트 봉기 50주년을 앞두고 시짱 자치구 수도 라싸와 티베트 전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티베트 독립'요구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전역에서 발생할지 모를 각종 시위 사태에 대비, 현재 보안 경계 강화를 펼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라싸 시내 전역에는 무장 경찰이 배치되고 저격수까지 동원되는 등 준계엄의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겉으론 지나치게 평온한데 이것이 폭풍전야를 방불케 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티베트 독립 운동의 중심인 조캉(大昭寺), 드레펑(哲蚌寺), 세라(色拉寺) 등 주요 사원들도 중무장한 경찰에 완전 포위됐고 통신시설도 차단됐다.
젊은 승려들은 대부분 고향으로 보내졌다. 달라이 라마의 집무실로 사용된 포탈라궁도 무장경찰의 철통 같은 경비 아래 출입이 금지된 상태. 1일 티베트 승려 50여명이 종교 자유를 요구하며 시위한 쓰촨(四川)성 아바주 등 시짱 자치구 이외의 티베트인 집단 거주 전역에도 군 병력이 대거 배치돼 있다.
리에췌(列確) 시짱 자치구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은 "중국 정부의 보안강화 조치는'티베트 해방'을 위한 달라이 라마 집단과 일부 서방 세력의 폭동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며 "티베트 사회 안정과 민족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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