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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손실은 고객님에게?

입력
2009.03.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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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들이 금리 급락으로 수익률이 떨어지자 그 피해를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 은행들은 마진에 해당하는 가산금리를 높이고 있고, 카드사들은 기존 혜택을 대폭 줄임으로써 서민 가계의 주름살만 깊어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고시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40~5.47%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의 7%대에 비해 상당폭 줄어든 것이지만, 주태담보대출의 기준인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하락 폭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CD금리는 6일 현재 2.49%에 불과하다. 예전 같으면 1% 안팎의 가산금리를 붙였던 은행들이 역마진을 이유로 가산금리를 3%까지 높여 받으면서 금리 인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반면, 예금금리는 수직 하락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가계 대출금리는 전월보다 0.98%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지만, 예금금리는 1.42%포인트나 떨어졌다.

여기에 은행들은 각종 수수료까지 올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다음 달 6일부터 미화 5만 달러를 초과하는 해외송금에 대한 수수료를 종전 20달러에서 25달러로 올리기로 했고, 우리은행은 다음달부터 인터넷뱅킹으로 타은행에 송금할 때의 이체 수수료를 기존 300원에서 5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일부 은행들은 대출 과정에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거나 대출금의 일부를 예금에 넣도록 하는 '꺾기'까지 강요하고 있다.

카드사들도 불황을 이유로 '서비스 다운사이징'에 나섰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하나카드 등은 최근 놀이공원 할인 혜택이나 주유 할인 서비스 기준을 대폭 올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직전 3개월 동안 30만원을 쓰면 할인 혜택이 주어졌지만, 올해부터는 매월 30만원 이상 써야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KB카드는 5월 15일부터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률을 현행 매출금액의 0.2%에서 0.1%로 절반이나 줄이기로 했다.

보험사들도 고객에게 손실을 떠넘기고 있다. 손해보험사는 다음달부터 장기보험(실손형 민영의료보험)의 입원의료비 한도를 최고 1억원에서 5,000만원 선으로, 하루 통원치료비 한도를 최고 50만원에서 20만원 선으로 각각 축소할 방침이다. 반면, 예정이율은 0.25% 내리고 위험률을 올려 다음달부터 신규 보험가입자들이 예전과 같은 보장을 받으려면 보험료를 10% 이상 더 내야 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와 금융위기 탓에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실적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보험료 및 보장한도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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