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AIG 구제자금 딴 데로 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AIG 구제자금 딴 데로 샜다

입력
2009.03.09 04:00
0 0

미국 정부가 보험사 AIG에 투입한 공적자금 500억달러(약 77조원)가 도이체 방크 등 유럽과 미국의 금융기관의 회생을 돕는데 전용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AIG를 회생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이후 1,75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쏟아 부었으나 이 가운데 500억달러가 다른 금융기관 20여곳에 재분배됐다"고 폭로했다.

로이터통신은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가 지난해 말 AIG로부터 각각 60억달러를 받았다"며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와초비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금융기관과 소시에테제네랄, 바클레이, HSBC, 방코 산탄데 등 유럽 금융기관도 AIG의 구제금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AIG는 이들 금융기관이 발행한 모기지담보증권(MBS), 자산담보증권(ABS) 등이 부실화할 경우 보상을 해주는 파생 상품 신용디폴트스와프(CDS)를 판매해왔는데, 금융 위기로 MBS, ABS가 부실해지면서 막대한 보상을 해줄 부담이 생겼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금융기관이 발행한 MBS, ABS의 부실을 막기 위해 AIG가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IG의 공적자금 전용은 미국 정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도널드 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5일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AIG의 지원을 받은 금융기관의 이름을 대라는 요구가 쏟아지자 "명단을 밝히면 AIG의 영업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물론 금융 위기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미국의 공적자금이 유럽으로 흘러갔다는 점도 논란이다. WSJ는 "AIG는 유럽 금융기관에 상당한 금액의 스와프(거래 당사자간에 정해진 조건으로 지급 의무를 교환할 것을 약속하는 거래)를 제공했다"며 "유럽 금융기관이 부실해지면 AIG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9월 AIG가 파산 위험에 처하자 850억달러의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를 긴급제공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1,750억달러를 지원했다.

3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번 금융위기 과정에서 제일 화 나는 것은 헤지펀드처럼 운영돼온 AIG를 구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AIG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