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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교육 개혁 선도할 KAIST 입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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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교육 개혁 선도할 KAIST 입시안

입력
2009.03.09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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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에 기반을 둔 성적 좋은 학생보다 공교육 차원의 우수한 인재를 우대하겠다는 KAIST 서남표 총장의 발표에 공감이 간다. 당장 내년부터 150명(정원의 16~18%)을 일반계 고교출신 가운데 학교장 추천만으로 선발하고, 각종 경시대회 수상실적은 전형요소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추천 기준은 '창의성과 리더십이 있는 과학ㆍ기술 분야의 열정 있는 학생'이며, 내신이나 수능과도 무관하다. 개개인의 성적보다 인성과 학교생활을 입학자격의 한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KAIST의 실험은 일단 사교육 부문을 억제함으로써 공교육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신이나 수능을 위한 사교육이 일반화한 상황에서 학교에 충실했느냐 여부가 중요한 입학자격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 동안 이 대학 입학생의 90% 이상이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 출신이었다. 이번에 일반계 고교에 문호가 확대됨으로써 중학생의 사교육 문제에도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다.

각종 경시대회 수상실적을 참고하지 않겠다는 점도 의미 있는 일이다. KAIST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대학에서 이런저런 경시대회 결과를 적잖이 반영하니 경시대회 자체가 또 하나의 입시가 되어버린 게 현실이다. 학교에서는 이를 위한 교육이 불가능하므로 공교육이 더욱 무기력해지고 반대로 사교육을 조장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대학으로선 편리한 입시전형요소이지만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선 이중고가 아닐 수 없었다.

실험의 성공 여부는 KAIST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 학교장 추천만으로 선발하려면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입학 사정관들이 전국 1,000여 고교를 찾아 잠재력 많은 학생을 선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학생과 교사, 학교장과 대학 간의 신뢰가 쌓여야 할 것이다. KAIST가 '가공된 완제품'을 모으기보다 '가능성 있는 잠재력'을 발굴해 키운다는 대학의 본분을 실천하는 점을 존중한다. 대학이 이처럼 본분을 지켜가는 것이 중ㆍ고등학교에서 공교육을 살려내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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