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인 안과 질환으로 30년간 완전히 시력을 잃었던 70대 노인이 생체공학 수술을 통해 눈을 떴다.
BBC 등 외신은 영국 런던의 한 안과병원에서 망막에 특수 장치를 이식하는 '혁명적인' 외과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73세의 론 할아버지가 빨랫감의 색을 구별할 정도로 시력을 회복했다고 5일 보도했다.
미국의 세컨드 사이트 회사가 개발한 이 수술법은 이제까지 영국인 3명을 포함, 전 세계 18명에게 시술 됐다. 이 수술에서는 환자가 특수 장치가 이식된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 선글라스에 달린 비디오 카메라가 이미지를 포착, 선글라스에 연결된 벨트를 통해 비디오 프로세서로 정보를 보내고 그 정보가 전자신호로 바뀌어 다시 선글라스로 전송된다. 전자신호는 눈에 삽입된 수신기로 보내지고 다시 망막 위에 이식된 장치로 전달된다. 그러면 전기적인 진동이 시신경을 자극, 이미지를 뇌로 전달해 사물을 구별할 수 있게 해준다.
론 할아버지는 "30년간 온 세상이 까맣게 보였는데 이제 빛을 볼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수술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제 하얀 양말, 회색 양말, 검은 양말을 구분할 수 있으며 부인 대신 세탁기를 돌리고 세탁물을 구별해 정리할 수 있다.
수술을 담당한 의사 린든 다 크루즈는 "이번 시도가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그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6개월째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루즈는 그러나 이 수술로 정상 생활에 필요한 정도의 시력을 갖기는 어렵다면서 "수술을 통해 시력을 어느 정도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2년 이상 실험을 더 해야 새로운 수술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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