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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살려내라더니… 엄마가 '악마'/ 의정부 남매 살해 혐의 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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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살려내라더니… 엄마가 '악마'/ 의정부 남매 살해 혐의 영장…

입력
2009.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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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초등생 남매 피살사건은 우울증에 시달리던 엄마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의정부 남매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의정부경찰서는 5일 남매의 엄마 이모(34)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 받고 이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7시30분께 의정부시 가능동 자신의 집에서 아들 김모(11)군과 딸(9)에게 수면유도제를 투여한 뒤 끈으로 목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외부 침입과 피해자들이 반항한 흔적이 없고, 부검 결과 내시경을 할 때 쓰이는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등을 토대로 이씨를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이씨는 지난달 21일 병원에서 마약성분이 있는 수면유도제와 주사기 2개를 몰래 갖고 나와 보관하고 있다가 범행 당일 남매에게 감기약이라고 속여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범행 후 강도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숨진 남매를 거실로 옮겨 놓고 가구 서랍을 열어 옷가지를 흩트려 놓았으며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을 만나 오후 9시10분께 함께 집으로 돌아와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내 아이들을 살려내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우울증으로 시달리는데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함께 죽고싶었으나 무서워서 뛰쳐나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씨가 피아노대리점에 근무하는 남편과 함께 한달 3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고 특별한 빚이 없어, 생활고가 원인이라고 보기 어려운데다 범행현장을 은폐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흔적이 있어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우울증 치료를 시도한 적이 있는데다 최근 편두통으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치료를 받지 않아 우울증 증상이 악화,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남매의 장례를 치른 뒤 강원도 영월에 있는 지인의 집에 숨어있다 4일 경찰에 검거됐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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