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여성복의 주요 품목은 블레이저(blazer)다. 본래 운동선수의 제복을 뜻하는 블레이저는 얇은 모직물로 만든 재킷을 두루 지칭한다. 최근엔 모직 외에 벨벳과 골덴, 캐시미어 등으로 소재가 다양해졌고, 과감한 장식과 화려한 색상의 제품도 많아졌다.
여기에 불황의 영향으로 옷의 실용성이 강조되면서 활용성이 뛰어나면서도 복고적인 스타일의 블레이저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넉넉한 실루엣의 재킷
올봄 여성용 재킷 디자인은 남성복에서 영감을 얻은 넉넉한 실루엣이 많다. 남자친구의 재킷을 빌려 입은 듯 큼직한 것이, 중성적 매력을 풍긴다. 단, 지나치게 헐렁하면 부하게만 보일 뿐 세련미가 없으므로 적당히 몸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게 좋다.
넉넉한 실루엣의 재킷은 스키니 팬츠나 미니스커트, 또는 짧은 팬츠와 매치해야 중성적이되 여성성을 놓치지 않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이때 스커트나 팬츠는 블레이저 밑단에서 별로 내려오지 않을 만큼 짧은 초미니 스타일을 선택해야 섹시함이 배가된다.
하의의 소재에 따라서도 분위기는 달라진다. 모직이나 공단을 선택하면 중성적인 느낌이 강해지고, 데님 소재를 매치하면 발랄한 인상을 준다.
여유있는 실루엣이라 해도 색상과 소재를 잘 고르면 파티에 어울릴 법한 이브닝 룩 연출까지도 가능한 게 블레이저의 매력이다. 흰색이나 밝은 베이지 등 화사한 색상의 흘러내리는 듯한 새틴 소재 블레이저를 입고, 재킷 안쪽에는 재킷과 비슷한 색상의 광택 소재나 스팽글이 붙어 있는 원피스를 골라 화려하게 연출한다.
어깨와 품이 넉넉한 스타일의 블레이저를 걸칠 때는 안쪽에 최대한 얇은 옷을 입어야 실루엣이 살아난다. 파티가 아닌 일상적인 옷차림에서는 안쪽 의상이 검정색이면 재킷은 회색으로, 밝은 옷에는 검은 재킷을 걸치는 게 밋밋함을 줄이는 길이다.
■ 각 진 어깨의 재킷
1980년대 복고풍 스타일이 부각되면서 하늘로 치솟은 듯한 각진 어깨가 유행이다. 각진 어깨 재킷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벨기에 디자이너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컬렉션을 시작으로 스텔라 매카트니, 발맹 등의 디자이너들이 어깨를 강조한 재킷을 선보였다.
어깨가 각진 재킷은 정장 팬츠나 여성스러운 시폰 원피스 또는 니트 원피스 등을 함께 입어 사무실에서나, 또는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도 어울리는 옷차림으로 연출할 수 있다. 이 때 블레이저는 허리선이 강조된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블레이저는 안쪽에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컨대 블레이저와 시폰 소재 원피스가 만나면 여성스러우면서도 도시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기본 재킷인 검정색 블레이저에 화사한 패턴과 색상의 원피스를 매치하면 경쾌한 페미닌 룩을 완성할 수 있으며, 단색 원피스에 흰색 블레이저를 걸치면 모던하고 세련미가 강조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어깨가 좁아 얼굴이 커보이는 경우라면 각진 어깨 재킷처럼 선이 살아있는 블레이저를 입어 몸의 볼륨감을 살림으로써 신체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다.
■ 브레스트 재킷
여유있는 스타일의 재킷과 더불어 올 봄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블레이저의 큰 흐름 중 하나는 더블 브레스트 재킷(단추를 두 줄로 단 상의)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재킷 안에 후드나 머플러를 장식한 디자인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한 캐주얼한 제품까지, 다양한 더블 브레스트 재킷이 등장하고 있다. 울부터 얇은 새틴까지 소재의 폭도 넓어졌다. 이제 당당한 워킹우먼의 느낌을 살리려면 단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 허리 장식의 재킷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 재킷의 물결 속에서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고 싶다면 허리선을 강조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다. 매니시(mannish)한 스타일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리본 등의 허리 장식으로 여성스러움을 살린 재킷도 이번 시즌 눈에 띄는 제품이다. 리본 장식으로 시선을 모을 수 있어 허리가 굵어 보이는 사람에게도 어울린다.
●도움말 미니멈 옥션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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