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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철윤, 폐암 돌아가신 부친위해 복싱 복귀 신인왕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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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철윤, 폐암 돌아가신 부친위해 복싱 복귀 신인왕 올라

입력
2009.03.06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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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첫 번째 기일에 챔피언 벨트를 바치겠습니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35회 프로복싱 신인왕전 슈퍼웰터급(69.89kg이하) 결승전에서 양정훈(24ㆍ울산 정인체육관)을 상대로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신인왕에 등극한 지철윤(27ㆍ청주파워체육관)은 아버지 살아 생전 자신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는 듯 말문을 열었다.

복서로서는 늦은 나이에 신인왕에 오른 지철윤은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게 챔피언 벨트를 바치기 위해 글러브를 다시 낀 감동적인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골든보이' 오스카 델라 호야를 동경해 19세의 나이에 뒤늦게 아마추어 복싱에 입문했던 지철윤은 군입대와 함께 링을 떠났다. 아마추어 복싱 충북 대표로 뽑힐 정도로 소질을 인정 받았던 그였지만 군 제대 후 학업(서원대 경영학과)과 생업(고철상)을 병행하는 바쁜 일상 속에 '챔피언'의 꿈은 뇌리에서 점차 사라졌다.

그러나 지철윤은 2008년 3월 '최고의 남자'로 존경하던 아버지 지창호씨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 링에서 마지막 불꽃을 사르기로 마음먹었다. 마도로스로 오대양을 누볐고 평소 스포츠를 좋아하시던 아버지에게 TV 속에서 멋지게 싸우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효도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창호씨는 지난해 11월20일 향년 59세로 세상을 떠났지만 지철윤은 아버지가 늘 자신을 지켜보실 것이라고 믿으며 투혼을 불살랐고 결국 결승전에서 일방적인 경기 끝에 신인왕에 등극하며 1차 목표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지철윤의 다음 목표는 아버지의 영전에 챔피언 벨트를 바치는 것이다. 휴학과 복학을 거듭한 탓에 아직까지 대학 졸업장(4학년 2학기)을 따지 못한 지철윤은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부담이 적지않지만 링에서 멋진 경기를 펼치는 아들의 모습을 하늘 나라에서 내려다보며 흐뭇해 하실 아버지를 위해 반드시 한국 정상에 오르겠다고 주먹을 꽉 쥐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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