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끝나자마자 정치권의 관심은 4ㆍ29재보선으로 옮아가고 있다. 이번에도 여당이 고전했던 그간의 재보선 공식이 다시 재연될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집권 여당에게 재보선이 악몽에 가깝다는 사실은 그간의 선거 결과에서 쉽게 확인된다. 2003년 4월 이후 지난해 6월까지 총 11차례 치러진 재보선에서 여당이 승리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지난해 10월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선방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있을 재보선의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간 여당이 재보선에서 고전한 이유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집권세력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과 낮은 투표율, 그리고 두 요인간 시너지 효과 등으로 설명했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재보선은 지역선거이면서도 정권에 대한 평가의 성격을 띤다"며 "참여정부 시기 한나라당이 연승한 데는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별로 높지 않은 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직후 치러진 6월 재보선에서 참패할 때도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상황이었다.
재보선 투표율과 관련, 코리아리서치센터 원성훈 부장은 "재보선에선 일반적으로 개혁성향이 강한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고 보수성향이 짙은 노년층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당연히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간 치러진 재보선에서 개혁성향의 집권여당은 지지층의 표심조차 얻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두 요인의 결합에 주목했다. 그는 "투표율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의 정당이 유리한데 이 점이 여권에 대한 비판여론과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나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여당이 재보선에서 계속 고전할지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이 많았다. 보수성향의 한나라당이 여당이라는 점 때문이다. 김지연 이사와 원성훈 부장 모두 "보수세력이 집권함으로써 중간평가적 성격과 낮은 투표율의 영향이 긴장관계에 놓이게 된 만큼 어느 쪽의 영향이 더 클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명지대 신율 교수도 "일정한 조직표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이 집권당이 되면서 낮은 투표율이 오히려 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수세력이 집권했던 문민정부 때까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경우가 드물었다.
물론 "여당이 재보선 악몽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은 민심을 얻는 것"(강원택 교수)이란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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