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번 째라 그런지 기쁨도 열 배 네요"
충북 진천군 백곡면에 사는 이재순(48ㆍ여)씨는 3일 오후 청주 성모병원 가족분만실에서 4.2㎏의 사내 아이를 순산했다. '선찬'이라 미리 이름을 지어 놓은 이 아이는 이씨의 10번째 자식이다.
이씨와 목사인 남편 권학도(57)씨는 아이들을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여긴다고 했다. 부부는 1991년 결혼해 이듬해 첫 아이 은진(17ㆍ고3)이를 낳은 후 줄줄이 열남매를 낳았다. 아들이 7명이고 딸이 3명인데 이중 연년생이 6명이다. 이씨는 늦은 나이지만 열 아이 모두 자연분만으로 출산했다.
"결혼할 때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자연의 섭리대로 애를 낳아서 잘 기르자고 약속했어요. 아이를 많이 낳는다고 힘든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 아이가 기쁨이고 행복을 준답니다"
이씨 부부는 32평짜리 단층 주택에서 86세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13명이 오순도순 살고 있다. 아이들이 많다보니 집안에는 아이들의 울음과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아이들이 많아 급하게 부를 때는 헷갈릴 때도 있지만 부부는 꼭 이름으로 부른단다. 처음에는 시어머니가 아이들 양육을 도왔지만 이제는 큰 딸과 중고생인 둘째, 셋째, 넷째가 동생들을 챙기고 보살피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
부부는 열번 째 아이 출산으로 진천군으로부터 산후도우미와 매달 15만원의 양육비를 1년간 지원받게 됐다.
청주 성모병원도 출산을 축하하는 뜻에서 입원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기저귀와 아기용품 등을 선물했다.
이씨는 "선찬이가 많은 축복 속에서 태어난 만큼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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