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K리그 출발을 앞두고 공식적으로 첫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이유 있는 소감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4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09 K리그 개막 기자회견에서는 기상 악화와 개인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부산, 경남, 광주, 대전의 감독과 선수들을 제외하고 11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내 말에는 뼈대가 있소'라며 내뱉는 진중하고 재치 있는 소감들을 유형별로 정리했다.
■ '공공의 적' 수원과 서울의 여유
대부분의 감독들은 올 시즌 우승후보를 수원과 서울로 꼽았다. 하지만 전력이 안정된 구단의 여유 때문일까. 수원과 서울은 상대의 집중 겨냥을 유연하게 잘 피했다.
지난해 '더블(정규리그, 컵대회 우승)'을 차지한 차범근 수원 감독은 "K리그 챔피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정규리그에 다소 영향이 있더라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리그에 '올인'을 선언한 타구단 감독들을 머쓱하게 했다.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도 "AFC 챔피언스리그가 첫 번째 목표고, 리그는 힘 있는 구단이 우승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의 중앙수비수 김치곤은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를 뽑아달라는 질문에 "K리그에서 그렇게 위협적인 선수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상대 수비수들이 우리팀의 공격수를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 신임 감독들의 자신감 모드
올 시즌 신임 사령탑들이 지휘봉을 잡은 팀은 성남, 울산, 강원, 인천 네 팀이다. 초보 지도자인 신태용 성남 감독부터 일리야 페트코비치 인천 감독까지 신임 사령탑답게 의욕적인 출사표를 밝혔다.
신 감독은 "좋은 선배 감독들이 많지만 우승하고 싶다"며 거침 없는 도전장을 던졌다. 행정가에서 현장으로 다시 돌아온 김호곤 울산 감독 역시 "울산은 저력이 있는 팀이고 항상 상위권을 유지해 왔던 만큼 올해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자신했다. 최순호 강원 감독은 "신생팀인 만큼 K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세르비아 출신의 페트코비치 감독은 "4강을 목표로 잡고 뛰겠다"고 말한 뒤 올해 '100골'을 넣겠다고 자신한 것에 대해서는 "통역상의 문제가 있었다. 인천이 100골을 넣는다면 바르셀로나에서 나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며 재치 있는 답변으로 좌중을 웃겼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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