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 속으로 집어 넣어 위를 검진하는 '경비내시경(코내시경)'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국내 첫 도입된 경비내시경은 내시경이 코를 통해 위로 들어간다. 좁은 비강을 통과하려니 관이 가늘다. 지름이 4.9~5.9㎜로 기존 위내시경(9.8㎜)의 절반 수준이다.
시술 전 처치는 코에 마취제와 비강을 넓히기 위한 혈관수축제를 뿌리는 것이 전부다. 시술 시간은 10~20분 정도로 기존 위내시경보다 조금 더 걸린다. 일본에서 처음 고안된 코내시경은 2005년 부산지역 개인병원 등에서 처음 사용됐다.
소화기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이 지난해 9월~올 1월 일반ㆍ수면ㆍ경비내시경을 받은 환자 717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내시경을 받을 때 통증은 일반내시경(3.94ㆍ5점에 가까울수록 더 아픔)이 가장 컸고, 이어 경비내시경(2.66), 수면내시경(1.10) 순이었다. 내시경 시술 도중 또는 시술 뒤에 구토와 재채기, 구역질 등을 경험한 비율도 일반내시경(29%)이 가장 많았고, 경비내시경(17%), 수면내시경(16%) 순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다음 검사 때 내시경을 받겠다는 비율이 일반내시경은 56%에 그친 반면, 경비내시경은 70%, 수면내시경은 87%로 나타났다. 수면내시경의 통증은 이론적으로는 0%에 가까워야 하는데도 1.10으로 나온 이유는 수면유도제인 미다졸람이 개인에 따라 약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진료 부장은 "미다졸람이 잘 듣지 않을 때 수면내시경을 해도 일반내시경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다음 검사 때 경비내시경을 또 받겠다는 응답자 중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점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홍 부장은 "여성들이 남성보다 코로 느끼는 통증에 민감해 경비내시경의 재선택률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비내시경은 환자가 의식이 또렷하기 때문에 의료진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어 위암의 조기 발견 등에는 수면내시경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지'(2005년)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경비내시경을 받은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환자 109명 중 85.3%가 '매우 만족', 13.8%가 '만족한다'는 답을 했다. 불만은 0.9%에 그쳤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은 "일본의 경우 경비내시경이 2002년 도입된 이후 크게 늘고 있으며, 특히 위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선별검사 때 경비내시경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전문가가 많다"고 말했다.
병ㆍ의원에서 일반 내시경은 2만~5만원, 경비내시경은 5만~7만원, 수면내시경은 10만~13만원에 받을 수 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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