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개점 첫 날 빨간 속옷을 사면 행운이 온다?
불경기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듯 부산 지역에 난데없는 빨간 속옷 바람이 불고 있다.
3일 란제리브랜드 비비안에 따르면 이날 개점한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서만 오후 3시 현재 6,000만원어치의 속옷이 판매됐고, 이 중 90% 이상이 빨간색이었다. 부산 지역 백화점 속옷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이 3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액수다.
신세계백화점이 1,2일 이틀간 진행한 개점 사전 행사에서도 비비안, 비너스, 와코루 등 속옷 브랜드들의 빨간 속옷 매출은 각 5,000만원씩 1억5,000만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센텀시티점의 붉은색 속옷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전국 점포에서 붉은색 속옷 물량은 모두 부산으로 집결시키는 바람에 수도권 점포에서는 빨간 속옷을 아예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밝혔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빨간 속옷 인기는 '신축한 대형 점포의 개점 첫 날 붉은색 속옷을 사서 장롱 속에 넣어두기만 해도 행운이 온다'는 지역 속설 때문이다.
비비안 부산지점 강형돈 팀장은 "같은 영남권이라도 대구에서는 빨간 속옷에 특별한 의미를 담지 않지만, 부산 사람들은 크게 새로 지은 점포가 개점하는 날 빨간 속옷을 사면 여자는 아들을 얻고 남자는 사업에 행운이 따른다는 속설을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이 개점한 날에도 란제리, 내복, 팬티 등 가릴 것 없이 준비한 빨간 속옷이 모두 동나 인근 백화점에서 긴급 조달하는 등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