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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혼란/ 환율시장 이틀째 개입… 분위기 바뀐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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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혼란/ 환율시장 이틀째 개입… 분위기 바뀐 정부

입력
2009.03.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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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의 시장개입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윤증현 경제팀의 이른바 '조용한 대응'기조에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는 이틀째 당국의 개입으로 보이는 달러 매도 물량이 나왔다. 개장 초 원ㆍ달러 환율이 1,594.00원까지 급등, 1,600선을 위협하자 당국은 즉각 개입을 단행했고 환율은 아래로 밀리기 시작했다.

이날 개입규모는 8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입도 2,3차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국은 전날에도 환율이 장중 1,596.00원까지 오르자 상당액(5억~7억달러 추정)을 풀어 방어선을 쳤다.

이 같은 당국의 연쇄적 개입을 두고, 시장에선 당국의 태도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 윤증현 경제팀 출범 이후 외환당국은 시장에 직접적으로 나서기를 꺼려왔다. 오히려 외자에 대한 세제혜택 같은 제도개선을 통해 외환수급개선을 도모했다.

실제로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현황에 따르면 2월말 현재 보유액은 2,015억달러로 전달에 비해 2억달러 줄어드는데 그쳤다. 그만큼 시장개입을 자제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달 들어 분위기는 확실히 바뀌었다. 외환당국은 이틀 연속 비교적 고강도의 개입을 단행함으로써, 결코 '조용한 대응'에 머물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여줬다. 윤 장관도 이날 "환율은 불안하게 보면 불안한 것이고 의연하게 보면 괜찮다"면서 "환율은 흐름이 있으니 한 방향으로만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개입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당국 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며, 다만 지나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하는 선으로 이해해달라는 것. 한 시장관계자는 "이번 환율급등은 시장이 윤증현 경제팀의 대응방식을 일종의 테스트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으로선 이번 개입을 통해 언제든 강경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의 공세가 이대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외환보유액이 2,000억달러를 턱걸이하는 상황에서, 당국의 카드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시장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600원 돌파시도는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당국 역시 무리하게 1,600선 방어를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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