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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가 자율적으로 달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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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가 자율적으로 달라져 가고 있다

입력
2009.03.0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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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금문제를 회사에 위임, 무교섭 타결의 선봉에 선 현대중공업노조가 4일에는 '노사공동선언 실천과 글로벌 위기극복을 위한 전 사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울메트로, 동성화학, 인천항만공사 등도 임금협상 무교섭을 선언했다. GM대우는 최근 조합원 후생복지를 위한 특별단체협상에서 처음으로 금속노조의 참여를 배제했다. 인천지하철노조는 9, 10일 민노총 탈퇴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코오롱 구미공장 노조는 위원장이 직접 일본 거래처인 니가타현 호시노사를 찾아 납품계약을 도왔다.

과거와는 다른 노조의 모습이다. 더 이상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투쟁이나 조합원의 입장을 외면한 노동운동에 끌려 다니지 않고 사업장 여건에 맞는 독자적 '맞춤형' 노사관계로 공존과 공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런 움직임은 갈수록 커지는 경제위기와 고용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노사관계를 한 단계 성숙시킨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노사관계는 지나친 대립과 강경 투쟁 양상을 보여왔고, 단위별 사업장에 맞는 다양한 노사관계 설정보다는 세력화를 꾀하는 민노총과 금속노조의 독선과 아집과 이념에 끌려가는 경향이 강했다.

그 결과 현장의 목소리와 단위노조의 자율성은 실종됐다. 민노총은 조합원들의 이익과 뜻을 외면한 채 산하 노조를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한 정치투쟁도구로 삼았다. 여러 노조의 잇따른 민노총 탈퇴선언과 독자적 노사관계 선택은 지금까지의 노조활동에 대한 실망과 자성에서 나온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낡은 틀을 과감히 벗어 던져 노조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민노총은 아직도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산하기관인 금속노조는 현대중공업노조의 임금협상 위임을 "민주노동운동의 씨를 말리기 위한 술수"라고 비난했다. 그들이 말하는 민주노동운동이 국가경제와 노동자의 생존은 어떻게 되든 투쟁만 고집하는 것이라면 없어져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절대 필요한 것은 '양보와 화합으로 함께 사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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