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뉴질랜드를 방문해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3일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인 유학생(17)이 50대 백인 교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오클랜드 서부의 에이본데일 고교 교실에서 백인 일본어 교사가 칠판에 글씨를 쓰다가 등 뒤에서 한 학생이 휘두른 흉기에 중상을 입었다. 이 교사는 오른쪽 어깨가 흉기에 찔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을 받던 20여명의 학생들은 눈앞에서 벌어진 사건을 목격했다. 사건 직후 가해 학생은 스쿠터를 타고 학교 부근 주택으로 도주했다가 경찰차와 헬기를 동원해 추적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 학생은 4일 오클랜드 지방법원에 출두해 상해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뉴질랜드 라디오 방송은 가해 학생이 한국 국적으로 이 학교에 전학온 지 수주 밖에 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피해 교사는 오클랜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교장은 "이번 사건은 일회성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교사는 오늘(3일) 밤 퇴원할 수도 있다"며 "내일(4일)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목격한 학생들은 모두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날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키 총리는 사건 직후 "이번 사건이 우발적인 단순 사건인지 훨씬 심각한 원인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키 총리는 그러나 "우리는 뉴질랜드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뉴질랜드에는 법을 잘 지키고 양심적이며 믿음직스러운 한국인들이 3만2,000여명이나 살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뉴질랜드에 오는 외국 유학생이나 한국인들의 명성에 손상이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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