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보 감독부터 돌아온 베테랑 감독까지. 무려 4명의 선장이 새로이 등장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현대미포조선의 우승을 이끈 최순호 감독은 신생팀 강원의 사령탑으로 돌아왔고, 행정가의 길을 걷던 김호곤 감독도 다시 현장에 돌아와 울산 지휘봉을 잡았다.
'초보' 신태용 감독은 30대의 패기를 앞세워 성남에서 '사고'칠 태세고, 세르비아 출신 페트코비치 감독은 인천에서 동유럽 특유의 색깔을 뽐낼 준비를 마쳤다. 이들은 오는 7일 개막하는 2009 K리그의 열기를 좌우할 '모멘텀'이다.
■ 차범근 vs 최순호 vs 황선홍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들이 K리그에서 '제대로' 모였다. 차범근 수원 감독과 최순호 감독, 황선홍 부산 감독은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계보를 잇고 있어 그들 간의 지략 대결은 또 하나의 흥미거리다.
'공공의 적'은 차 감독이다. 차 감독은 2004년 수원 지휘봉을 잡은 이래 2차례나 정상을 밟으며 '스타 감독은 성공할 수 없다'는 속설을 깼다. 묘하게도 차 감독이 첫 우승으로 포효할 당시 최 감독은 눈물을 훔쳐야 했다.
2000년부터 5시즌 동안 포항을 이끌던 최 감독은 그때 수원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두 차례 무승부 끝에 최종 승부차기에서 지는 바람에 우승컵을 내줬고, 결국 재계약에도 실패했다.
'초보' 딱지를 뗀 황 감독도 얕보다간 큰 코 다친다. 지난해 안정환과 정성훈에 집중됐던 공격 루트를 호물로 양동현 임경현 등으로 다양화해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 천적관계 깨지나
신태용 감독의 등장으로 성남의 포항 징크스도 무너질까. K리그를 대표하는 지략가 김학범 전 성남 감독은 이상하리만치 파리아스 감독의 '삼바 축구'에 호되게 당했다. 화려한 스쿼드를 앞세우고도 성남은 2006년 이래 8경기(1무7패)동안 단 한번도 포항을 이기지 못했다.
파리아스 감독의 천적도 있으니 바로 터키 명장 서울 귀네슈 감독이다. 귀네슈 감독 부임 이후 포항은 서울에 1무3패로 열세였다. 귀네슈 감독에게 가장 많은 패배를 안긴 이는 차범근 감독이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차 감독과 6차례 맞붙어 1승1무4패를 기록했다.
■ 승부 앞에 '과거' 없다
각종 끈으로 얽히고 설켰다. 최순호 감독은 박항서 전남 감독과는 2003년부터 2시즌 동안 포항의 감독과 수석코치 사이다. 국가대표팀에서 황선홍을 지도했던 감독만도 김호(1994 미국월드컵) 대전 감독과 차범근(1998 프랑스월드컵) 감독 2명이다.
특히 황 감독이 한일월드컵 폴란드전서 골을 넣은 뒤 히딩크 감독 대신 코치였던 박항서 감독에게 안긴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또 박 감독과 최강희 전북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지도자 생활까지 함께한 축구계에서 소문난 '30년 지기'다. 월드컵 본선 경험 감독간 빅뱅도 예상된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세르비아를 이끌었던 페트코비치의 등장으로 월드컵 본선 참가한 감독만 4명으로 늘었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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