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순방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법으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두 국가 공존' 해법을 강하게 언급해 이스라엘의 대응이 주목된다. 클린턴 장관은 또 조지 W 부시 정부 때 외교관계까지 단절하며 적대관계를 보였던 시리아에도 특사를 파견키로 하는 등 중동외교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대북 관계에 이어 중동문제에도 '포괄적인 협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3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 이스라엘을 방문, "팔레스타인의 독립은 회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미국은 '두 국가 해법'을 정력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차기 총리로 지명된 벤야민 네타냐후 리쿠드당 당수가 팔레스타인의 '완전한 독립국가' 건설에 반대하는 강경 보수파여서 미국이 이스라엘 정부와 어떻게 입장을 조율할 지가 관심사다.
네타냐후 당수는 이날 클린턴 장관과의 회담 후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클린턴 장관과 공통분모를 찾아냈다"고 밝혀 이스라엘측의 입장 변화가 주목된다.
클린턴 장관은 4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를 방문해 마무드 압바스 수반과 만난 자리에서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압바스 수반은 클린턴 장관에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국경을 조속히 개방하고 서안 지역에서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중지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에 2명의 특사를 파견할 계획을 밝힌 뒤 "미국과 시리아 사이에는 수많은 의제들이 있다"고 말해 시리아와의 관계개선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부시 행정부는 2005년 2월 시리아 의존정책에서 벗어나려는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가 차량 폭탄 테러로 사망하자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비난하면서 관계가 악화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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