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원정에 나섰던 스리랑카 크리켓 대표팀이 괴한의 총격을 받아 호위 경찰 7명 이상이 숨지고 대표단 선수와 코치 등 8명이 부상했다.
미국의 CNN, 영국의 BBC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대표팀이 3일 파키스탄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하기 위해 파키스탄 북동부 라호르 시내 가다피 스타디움으로 버스를 타고 가던 중 경기장 인근에서 무차별 총격을 받았다. 공격 장면이 촬영된 녹화테이프에 찍힌 테러범 2명 가운데 1명은 이슬람 전통의상을 입고 있었으며 나머지 1명은 청바지와 점퍼 차림에 복면을 하고 있었다.
범인들은 지난해 11월 뭄바이 테러범과 마찬가지로 등에 묵직한 가방을 맨 채 소총을 난사했다. 현지 경찰은 이날 테러 가담자가 모두 12명이라고 밝히고 사건 현장에서 소총 이외에 박격포와 로켓포 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현장 목격자들은 "괴한들이 특수부대 요원을 방불케 할 만큼 잘 훈련된 것으로 보였다"며 "최소한 두 번 폭발음이 들렸다"고 증언했다.
괴한들은 총격 직후 민첩하게 철수해 한 명도 체포되거나 다치지 않았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의 배후가 단기간 내에 밝혀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리랑카 당국은 사건 직후 이번 총격사건이 스리랑카 반군 세력인 타밀 타이거와는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타밀 타이거는 아직까지 국외 테러를 자행한 적은 없다. 이에 따라 뭄바이 테러를 일으킨 집단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건 직후 마힌다 라자파크세 스리랑카 대통령은 "선수단을 대상으로 한 테러는 비겁한 행동"이라는 비난성명을 발표하고 대표단에게 즉시 귀국을 명령했다. 뭄바이 테러 피해국으로 파키스탄의 크리켓 선수단 초청을 거부했던 인도 역시 "파키스탄 당국은 즉시 테러 근절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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