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지검 특수부가 3일 차기 총선에서 집권 가능성이 점쳐지는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ㆍ사진) 대표의 정치 조직을 압수수색하고 비서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체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오자와 대표의 정치조직인 리쿠잔카이(陸山會)를 압수수색하고 이 단체 회계책임자이며 오자와 대표의 제1비서인 오쿠보 다카노리(大久保隆規)를 체포했다. 국내외에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수사 받고 있는 중견 종합건설사 니시마쓰(西松)건설의 헌금을 이 회사의 전직 간부가 대표인 정치 단체를 통해 받은 혐의다. 일본은 정치자금규정법에서 타인 명의 헌금이나 정당 또는 정당의 정치자금단체 이외 기업 헌금을 금지하고 있다.
니시마쓰건설 전직 간부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회사명을 표기하지 않은 채 국회의원의 정치조직에 헌금키로 하고 퇴직자가 대표로 있는 정치 단체 '신정치문제연구회' '미래산업연구회'를 통해 자금을 제공했다.
두 단체의 2004~2006년 정치자금 보고서에 따르면 리쿠산카이는 신정치문제연구회로부터 1,100만엔, 미래산업연구회로부터 1,400만엔의 헌금을 받았다. 오자와 대표 지구당인 '민주당 이와테(岩手)현 제4구 총지부'도 신정치문제연구회에서 700만엔, 미래산업연구회로부터 300만엔 등 모두 1,000만엔을 받았으며, 니시마쓰 건설 자회사인 쇼에이(松榮)부동산도 2001~2003년 오자와 대표측에 헌금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오자와 대표는 이날 당 간부회의에서 "(정치)자금의 출납은 모두 공개돼 있고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간사장이 전했다. 하토야마 간사장은 "여당은 지금 뭐라도 꼬투리를 잡으려고 필사적"이라며 "음모 같은 행위에 단호히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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