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한 명 없이 혼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 딸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애처로운 마음. 이농현상으로 인한 대한민국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로 교육당국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풀어야 할 숙원이다.
2일 강원 춘천시 사북면 고탄리 송화초등학교 입학식에 홀로 참석한 이이랑(7)양의 어머니 김인정(37) 씨는 "딸이 죽마고우도 만들 기회없이 외롭게 학교를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니 속상하다"며 "시내 학교로 보내고 싶기도 했지만 여건이 만만치 않다. 언니 오빠들과 잘 지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양도 입학식 내내 친구가 없어 어색해 하고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교과서를 받을 때는 눈물도 보였지만 함께 수업하는 두 명의 2학년 언니 오빠의 격려를 받고 환하게 웃었다. 이양은 "혼자지만 언니 오빠들이 있어 괜찮다"며 "열심히 공부해 의사나 선생님, 미술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이양에게 학용품을 선물하는 등 환영하고, 지역 주민들도 격려의 말을 전하며 축하했다.
송화초교는 1934년 개교해 1만7,04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농현상으로 2007년 단 한 명이 입학하는 등 전교생이 30명대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명이 입학해 1명은 시내 학교로 전학했다. 올해는 개교 이래 최저인 20명만 남았다.
학교측은 지역아동센터의 도움을 받아 마을회관에서 방과후학교인 '별빛 공부방'을 운영하고있다. 장기적으로는 학교 내에 기숙형 '산골 유학센터'를 지어 수도권 학생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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