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얼마나 더 국회에 실망해야 하는 건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얼마나 더 국회에 실망해야 하는 건가

입력
2009.03.05 00:04
0 0

2월 임시국회 막바지에 여야가 법안처리 방침에 합의하고도 16개 법안을 끝내 처리하지 못했다. 18대 국회의 낮은 생산성을 거듭 확인한 이번 일을 두고도 '네 탓' 주장만 무성해 국민적 실망이 더하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무조건 반대' 관성에 젖어, 바로 전날의 합의를 잊고, 노골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선 민주당의 자세다. 예정보다 한참 늦게 시작된 본회의를 의사진행발언과 뒤늦게 제안된 수정안에 대한 찬반토론으로 자꾸만 늦추고 상임위 회의에서도 의사진행 방해로 법안이 예정대로 본회의에 넘어가지 못하게 했다. 자구수정에 그쳐야 할 법사위 심의에서는 엉뚱하게 법안 내용을 둘러싼 줄다리기까지 벌였다.

여당의 태만과 무사안일도 돋보였다. 여야 합의에 대한 민주당 내 반발 기류로 보아 의사지연 전술은 예상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여당 의원들끼리라도 본회의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했다. 그런데 저녁 7시 개의 예정이던 본회의에 출석한 여당의원이 104명에 지나지 않아 의사정족수에 미달함으로써 두 시간이나 늦춰야 했다. 이렇게 잃어버린 두 시간만 아니었어도 나머지 16개 법안이 처리될 수 있었다.

여야의 이런 모습은 다투어 '민생'을 외치던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가령 처리되지 못한 대표적 법안인 은행법 개정안은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 대기업의 자본참여 확대로 은행의 자본력을 증강하려는 취지다. 금융불안을 덜고 추가대출 여력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ㆍ민생과 직결되는 법안이다. 50조원 이상이 투입될 30대 국책사업과 광역권 선도사업의 근거인 국가균형발전특별법안, 재건축 사업을 촉진하려는 도시ㆍ주거환경 정비법안 등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앞당겨 임시국회를 열라는 요구에 여야는 이런저런 이유로 거부감을 보였고,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도 늦지 않다는 식이다. 한시가 급하다던 여당이나 시급한 민생법안은 저지하지 않겠다던 야당의 진의가 무엇이었는지 어리둥절하다. 혹시 이런 느긋함이 '해외 입법자료 수집'을 명목으로 한 외유를 위한 것이라면, 국민의 허탈감은 무엇으로 메울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