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주요 병원들에 개명 바람이 불고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은 지난 1일부터 25년간 써온 병원 이름을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바꾸었다. 1983년 병원을 설립하면서 당시 이 지역 이름인 '영등포 동쪽'이라는 의미인 '영동'을 병원명으로 사용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 주변 어디에도 '영동'이라는 동(洞)이 없는데다 그나마 다리와 교차로, 학교 등 지극히 한정된 곳에서만 사용되고 있어 이번에 이름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병원 개명은 강남지역의 새로운 '글로벌 명품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영동세브란스병원은 연세의료원부설 병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부정적 평가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 병원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강남성모병원 등 대형 대학병원에 둘러싸여 환자가 급감했다. 이 때문에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1주일에 하루씩 영동세브란스병원에 들러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다.
병원은 개명과 함께 본관을 리모델링하고, 암전문병원 신설, 원스톱 건강검진, 정시 진료서비스,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 등을 선보임으로써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강남성모병원도 이번 달 말 새 병원 건물이 완공되면 '서울성모병원'으로 이름을 바꾼다. 국내 최대 단일 건물 병원을 신축하면서 '강남'보다 좀더 포괄적인 느낌을 주는 '서울'로 바꾸려는 것이다.
또한, 서울 휘경동 서울위생병원은 '위생'이란 단어가 주는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삼육의료원 서울병원'으로 바꾸었다. 지난해 을지의료재단이 인수한 서울 논현동 안세병원도 리모델링이 끝나는 5월께 '강남을지병원'으로 이름을 바꿀 예정이다.
이밖에 산재의료관리원은 '한국산재의료원'으로, 서울시립 서대문병원은 '서부병원'으로, 청심병원은 '청심국제병원'으로 각각 개명했다.
한편, 경희대가 2006년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세운 동서신의학병원도 병원 이름에 '강동' 등 지역 명칭이 포함된 이름으로 개명을 논의하고 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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