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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연예인 야구 결승전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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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연예인 야구 결승전 참관기

입력
2009.03.0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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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천지' 그라운드엔 프로의 열정이주진모, 대량 실점 강판 "쑥스럽구먼"'분위기 메이커'공형진 '타자상'까지

2009년 3월의 첫날. 장동건 정우성 주진모 김승우 공형진 현빈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모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즈가 제1회 조이풀 실업연맹 회장기 대회 결승에 올랐다. 이들은 연예인팀 8팀이 토너먼트 리그로 벌인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야구장에서 확인한 이들의 기량은 스타성만큼이나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강팀이었다. 김응석 유태웅 등으로 꾸려진 MBC 연기자 팀을 초반부터 공방을 벌였다. 6회초 13대 13으로 동점을 허용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어지는 6회말 공격에서 3점을 뽑아내며 우승했다. 이날 그라운드에 오른 스타들의 플레이 면면을 살펴봤다.

묵묵히 타석에 들어섰다. 힘차게 노려 휘두른 방망이가 '땅'하는 파열음을 냈다. 좌중간으로 날아가는 타구에 덕아웃이 시끌시끌하다. 타구의 주인공은 지진희. 그가 힘차게 2루를 돌고 3루를 향했다. 워낙 타구가 멀리 날아가 슬라이딩은 하지 않아도 됐다. 덕아웃을 향해 주먹을 들어보이는 그는 팀의 간판 타자다웠다.

팀 동료 한 명이 기자에게 다가와 "홈런만 치면 사이클링 히트"라며 엄지 손가락을 추켜들었다. 당시 지진희는 오늘 5타수 4안타를 쳤다. 2루타와 3루타가 1개씩 있어 홈런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는 플레이보이즈 창단과 함께 야구를 시작한 늦깎이 선수지만 지난해 동대문구장에서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이 대회에서 MVP로 선정됐다.

6회초가 시작되지 전까지 스코어는 13대 2까지 벌어지며 플레이보이즈의 승리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그러자 선수들의 집중력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1번 타자와 중견수를 맡은 공형진이 평범한 타구를 뒤로 흘려 3루타로 만들어줬던 것도 이 때다. 13대 3으로 스코어가 바뀌고 상대팀이 추격 의지를 불태우자 공형진은 멋쩍은 미소로 투수에게 미안하다는 사인을 보냈다. 투수는 괜찮다며 화답했다.

실책은 있었지만 공형진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골라내 4번이나 출루하며 상대 투수를 괴롭혔다. 경기장 밖에서도 그의 활약은 빛났다.

덕아웃에서 입담으로 팀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그는 타격이 부진한 팀원 곁으로 다가가 타격 폼을 흉내내며 '(타격이) 그게 뭐냐'고 장난을 쳤다. 팀의 분위기 메이커인 그는, 이날 타격상을 받았다.

공형진이 익살을 부리고 있는 옆으로 주진모가 1회부터 몸을 풀고 있었다. 이날 마무리 투수로 내정된 그는 덕아웃 앞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그의 투구폼은 아마추어 선수로는 드물게 아래로 쳐진 사이드로암이었다. 언뜻 보면 언더스로우에 가까울 정도로 팔을 아래쪽에서 위로 올리며 힘차게 던졌다.

미트에 꽃히는 공의 속도와 그의 폼은 프로선수 못지 않았다. "오~"하는 감탄사가 구경하던 관중에게 나왔다. 속도는 90~100km 내외였지만 제구가 안정적으로 보였다. 곁에 있던 팀 선수가 "배우들은 따라 하는 건 세계에서 최고"라며 "뭐든 쉽게 배우고 잘 한다"고 말했다.

주진모는 6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등판 초반 인상적인 피칭을 보였지만 두 명의 타자가 내야 실책으로 출루하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내 안정을 찾았지만 결국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돼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덕아웃에서 "다 접고, 다시 시작하자!"며 선수들을 독려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수교대 시간이 되자 김승우가 사진을 찍고 있는 취재진에 장난을 걸며 호탕하게 웃었다. 공형진은 "추운데 뭐하러 여기까지 왔냐"며 음료수를 건넨다. 팀의 주축 멤버들답게 손님접대(?)도 제법이다.

오후 1시45분쯤, 이들은 우승이 결정되자 아이처럼 좋아했다. 이날 참석한 공형진 김승우 이종혁 주진모 지진희(이상 가나다순) 등 스타들은 서로 누가 더 잘했느냐며 장난을 치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들은 뒤풀이 장소로 자연스럽게 옮겼다. 몸 상태가 안 좋아 이날 경기에 결장한 장동건의 120km대 투구와 정우성의 호쾌한 타격을 보지는 못한 게 취재진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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