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부와 연습경기서 투런포 '대포 시동'… "이번엔 백업·엔트리 탈락 설움 턴다"
[스포츠한국] 1-1로 맞선 대표팀의 3회말 공격 2사 1루. 4번 타자 김태균(27ㆍ한화)은 볼카운트 1-1에서 세이부 선발 기무라의 3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에 꽉 찬 145㎞ 짜리 직구를 통타했다.
제대로 힘이 실린 타구는 도쿄돔 우중간 상공을 날아 그대로 스탠드에 꽂혔다. 세이부의 중견수 오자키와 좌익수 사토가 일찌감치 포기할 만큼 큰 타구(비거리 120m)였다. 가볍게 밀어 쳐서 펜스를 넘겨버린 김태균의 파워에 세이부 벤치와 일본 취재진 사이에서는 탄성이 터졌다.
‘포스트 이승엽’ 김태균의 방망이가 드디어 터졌다. 김태균은 2일 도쿄돔에서 열린 지난해 일본시리즈 챔피언 세이부와의 경기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결승 투런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4-2 승리를 견인했다.
김태균은 2기 WBC 대표팀에서 일찌감치 이승엽의 뒤를 이을 4번 타자로 주목 받았다. 김태균은 1회 대회 때는 이승엽의 백업요원으로 ‘신화 창조’를 도왔지만 베이징올림픽 예선과 본선에서는 이승엽과 포지션이 겹쳐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열린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는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던 시점에서도 발탁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중심타자의 임무를 맡은 김태균은 하와이 전지훈련에서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주역 이대호(롯데)와 함께 메이저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까지 합류하자 더욱 자극을 받은 김태균은 특별타격훈련까지 자원하며 방망이를 가다듬고 있다.
경기 후 김태균은 “감독님께서 직구를 노려보라고 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 도쿄돔에서는 (공기저항이 적어) 타구가 멀리 나가는 느낌이 든다”며 “1회 대회 때는 처음부터 (이)승엽이 형의 백업으로만 생각하고 출전했으나, 이번 대회는 ‘내가 중심이 돼야겠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도쿄=성환희 기자 hhsu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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