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군 철수하면 미일 공백" "일본 군비확장 반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군 철수하면 미일 공백" "일본 군비확장 반대"

입력
2009.03.04 23:58
0 0

오자와 대표 발언에 일본 국내외서 비판 잇따라민주당 당론 아니라며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일본 민주당 대표의 “극동 미군은 제7함대만으로 충분하다”는 발언에 대해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본 내 비판은 물론 미국측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은 당론이 아니라며 파문 진정에 나서는 분위기다.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장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 인터뷰에서 “아시아의 안보환경이 갑자기 불안정해지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환영할 수 없다”며 “일본이 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면 양국 관계에 거리감과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2일 보도했다. 햄리 소장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직속 국방정책위원장을 지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햄리 소장은 “해군만 또는 육군, 공군만으로는 기본적인 안전보장의 토대를 만들 수 없다. 3군은 통합운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중국은 방위비를 늘리고 있고 투명성이 없다.

이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자와 대표의 발언이)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놀랍다. 진정한 지도력은 객관적인 안보환경을 평가한 위에 일본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미일 동맹은 서로에게 값싸고도 확실한 ‘연합 체제’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햄리 소장은 또 “미국은 일본이 미국 생각대로 행동하면 좋다고 여기지 않는다. 미일 관계는 더 역동적인 일체화로 나아가고 있다. 과거는 큰 형과 막내 동생 같은 관계였다고 생각하지만 지금부터는 그렇지 않다”며 “일본이 이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다면 국민총생산(GNP)의 3, 4%에 이르는 방위비의 증대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 억지력도 중요한 문제”라며 “북한, 중국의 핵 위협 속에서 미국과의 동맹을 줄인다면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일본은 스스로 핵 안전보장을 대체할 수 있는가”고 되물었다.

앞서 케빈 메어 오키나와 주재 미국 총영사도 오자와 대표 발언 직후인 지난 달 25일 기자회견에서 “극동 지역의 안보 상황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군이나 해병대 등의 필요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일본 공산당과 사민당에서도 오자와 대표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공산당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군비 확대에 따른 대등한 관계를 지향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며 “일본이 군사력을 강화하면 미국은 그 힘을 이용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사민당 당수도 “일본의 군비 확장에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야마오카 겐지(山岡賢次) 국회대책위원장은 1일 NHK에 출연해 오자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오자와 대표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회담에서 ‘전후는 크게 변했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가 검토해 양국이 납득한 위에 일본이 해야 할 것을 책임을 다해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그 중 한가지로 미국이 납득하고 일본이 역할을 다할 때에는 그런 (제7함대로 충분하다는)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마치 민주당의 결론인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지금부터 해나가야 할 이야기다”고 덧붙였다.

오자와 대표는 지난 달 24일 나라(奈良)현 가시바(香芝)시의 민주당 지구당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회담 때도 말한 것처럼 미국이 말하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세계전략을 갖고 일본에 관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 일본 자신이 역할을 분담해야 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자와 대표는 이어 “그렇게 되면 미국의 역할은 줄어들어 지금 같은 시대에 미국은 전선(前線)에 부대를 두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군사적 전략이라고 한다면 미국의 극동지역 존재는 제7함대로 충분하다. 일본은 자신이 알아서 안전보장의 역할을 제대로 짊어지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오자와 대표는 지난 달 25일 오사카(大阪)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도 “일본도 글로벌 전략을 미국과 논의하고 역할을 분담해서 책임을 지금 이상으로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일 관계에 대해서도 일본이 안전보장에서 역할을 분담해 나가면 미군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에 따라 미군이 출동부대를 일본이라고 하는 전선에 둘 필요는 없어지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자와 대표는 또 “뭐라고 해도 동남아시아는 불안정한 요인이 많기 때문에 미국의 존재는 필요하다”면서도 “그것은 대체로 제7함대의 존재로 충분하지 않은가. 미군이 물러나는 것에 따라 일본의 안전보장, 방위에 관한 것은 일본이 그 책임을 다하면 된다”고 말했다.

오자와 대표는 지난 달 17일 일본을 방문한 클린턴 장관과 면담 때에도 “미일 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오래 전부터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동맹은 한쪽이 한쪽을 따르는 종속관계여서는 안 된다. 대등한 파트너십이 있고 나서야 동맹이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