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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익재 대인기술] 원숭이 이야기와 여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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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익재 대인기술] 원숭이 이야기와 여자 이야기

입력
2009.03.0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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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와 뒤섞인 열매를 물속에 넣고 흔들면 모래가 씻겨 내려간다. 원숭이들은 모래가 섞인 열매를 물에 씻어먹는 방법을 몰라, 그냥 모래 속에서 열매를 골라먹었다.

한 문화인류학자가 원숭이들을 상대로 모래가 묻은 열매를 물에 씻어먹는 새로운 방법을 받아들이는 실험을 했다. 그 학자는 모든 원숭이들을 모아놓고 모래가 섞인 열매를 물에 씻어 모래가 가라앉아 깨끗해진 열매를 먹는 시범을 보였다.

원숭이들의 시각에서 모래가 섞인 열매를 물에 씻어 먹는 방법은 획기적인 방식이었다. 그 학자는 모든 원숭이들이 새로운 방식을 학습하도록 시범을 보인 후에 모래에서 열매를 골라먹는 방식이 얼마만큼 빨리 원숭이집단에 퍼져나가는 가를 관찰했다. 원숭이 입장에서는 물에 모래가 묻은 열매를 씻어먹는 것은 생소한 방식이었다.

이러한 생소한 방식을 제일 먼저 받아들인 것은 '젊은 암컷 원숭이'였다. 다음은, '그녀의 친구 원숭이'들. 그 다음은 젊은 '수컷원숭이'. 그리고 '엄마원숭이'의 차례였다. 끝까지 물에 열매를 씻어먹는 새로운 방식을 거부하고 습관대로 예전처럼 일일이 열매를 골라먹는 놈은 '늙은 수컷 원숭이'였다.

고집스러운 늙은 수컷 원숭이는 한때 지혜롭다고 평가되기도 했었다. 이제 늙은 원숭이의 사회적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모든 늙은 원숭이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기 보다는 새로운 방식의 수용을 거부하는 늙은 원숭이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다.

지식정보화와 함께 권위주의 시대가 물러가고 민주화가 확산되면서 여성에 대한 억압도 사라지고 있다. 명령과 지시, 강압에 의한 통제는 효력이 줄어들고 설득과 합의가 보다 중요해졌다. 지금은 감성적 창의성이 가치를 창출하는 감성 경제의 시대이다.

감성경제 시대의 여성은 과거 가사 노동에 얽매이거나, 산업 현장에서 단순 노동자로서의 삶이 아닌 창의성이 존중되는 시대를 살아간다. 여성들은 사회화 능력이 뛰어나며, 친근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성은 대인기술, 설득과 대화, 솔직과 정직, 담백과 투명, 감성적 능력이 뛰어난 특성이 있다.

이런 능력은 민주적 방식, 문화창조, 세계적 네트워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여성의 섬세한 관찰력과 기발한 상상력, 창의적 아이디어는 사회 문제해결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여성들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기 좋아하는 성향이 있으며, 이러한 가운데 형성된 ‘입소문’은 중요한 사회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감성경제의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여성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감성경제시대에는 서번트 리더십이 강조되었다. 리더십에서 남성은 이성, 권위, 카리스마, 명령, 지휘 등에 너무 오랫동안 길들어 있던 탓인지,말로만 서번트 리더십이었지 실제로는 실패한 경우가 많다.

여성은 헌신, 봉사, 돌봄, 창의성, 생명, 감성에 익숙하다. 특히 여성은 생명의 존중과 보존에 남다른 애정과 감성을 갖고 있다. 여성이 생태와 환경 문제, 어린이 안전과 보건, 교육, 문화 등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다.

여성은 대개 일상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조셉 바다라코는 오늘날은 영웅적 리더십 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부닥치는 조그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일상적인 리더십이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일상생활, 주변 환경에서 발생하는 삶의 문제들에 대한 발견과 대안 제시, 문제 해결에 여성의 창의성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은 세계무대에서 상대적 우수성을 입증해왔다. 문화와 체육, 국제단체, 교육, 환경운동 등에서 인내와 끈기 그리고 우수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우리 여성은 세계를 주름잡기도 했다. 우리사회도 이제 여성이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상황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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