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골이 깊어지고 있다. 몸도 마음도 더없이 추울 수밖에 없다. 이런 위기상황에서는 사회 그늘진 곳을 향한 기업들의 따뜻한 지원, 즉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가 나빠질수록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늘고, 기업 또한 경영이 어려울수록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소비자들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수 있어서다.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외환위기 이후 양적ㆍ질적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2007년 기업 사회공헌활동 총액은 약 2조원. 방식은 '단순 기부'에서 기업 역량과 사회적 요구를 연계시킨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으로 진화하고, 활동영역도 교육ㆍ사회복지를 비롯해 환경ㆍ국제구호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체계적 활동을 위한 내부 시스템 강화와 임직원 참여 증가도 한 변화상이다.
특히,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집중 추진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은 자원의 효율적 활용으로 기부자와 수혜자가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동차업계 교통안전캠페인, IT업계 정보격차해소 노력, 금융업계 청소년 경제교육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이런 개별기업 차원의 전략적 사회공헌에 기초해 기업들이 합심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개별기업들이 서로 합심해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한다면 자원의 중복적인 소모를 막으면서 체계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전경련은 올해부터 기업들과 함께 '미래주역양성 프로젝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경기가 어려워지고 사회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아이들이 미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경제계는 보육 및 교육 인프라 지원사업, 대학생 사회봉사단 운영 등 체계적인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너도나도 씀씀이를 줄이기 바쁘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혜안이 필요하다. 특히, 경제위기시 사회공헌활동은 기업과 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초석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어려움 속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매서운 추위가 지나면 반드시 꽃피는 봄이 온다(冬去春來).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다시 올 우리 경제의 봄을 기다리며, 나눔의 기쁨을 통해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녹이는 '따뜻한 지혜'를 기대해 본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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