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ㆍ포를 모두 떼고 나선 경기. 사실상 1.5진으로 경기를 치른 서울 SK가 인천 전자랜드의 대기록 수립 목전에서 재를 뿌렸다.
SK는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접전 끝에 100-94 승리를 거두고 전자랜드의 9연승 도전을 가로막았다. 2연승의 상승세로 21승24패가 된 SK는 7위 전자랜드(23승22패)를 2경기차로 추격하며 6강 진출의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전자랜드로서는 프로농구 사상 두 번째 ‘라운드 전승’의 위업이 물거품이 돼 아쉬움이 더했다. ‘라운드 전승’은 지난 1998~99시즌 모비스의 전신인 기아가 5라운드 전승을 달린 것이 유일하다. 라운드 전승이 약팀을 두 번 연속 만나는 ‘대진운’에 힘입을 수 있는 10연승보다 값진 기록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다. SK는 ‘주포’ 테런스 섀넌이 대마초 흡연혐의에 연루돼 퇴출된 데다 방성윤마저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다. 반면 전자랜드는 ‘서장훈 효과’가 본격적으로 위력을 드러내며 8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그러나 SK는 김민수가 31점 7리바운드로 자신의 한 경기 개인최다득점 기록을 수립하며 외국인선수 한 명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SK의 새로운 외국인선수 그레고리 스팀스마 역시 24점에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김민수와 함께 골밑을 장악했다. 포인트가드 김태술은 21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며 공격을 지휘했다.
창원 LG와 전주 KCC는 나란히 승리를 거두고 25승21패로 공동 3위를 유지했다. LG는 울산 모비스를 84-70으로 꺾고 모비스전 6연패 사슬을 끊는 동시에 4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KCC는 서울 삼성을 92-85로 꺾었다. 안양 KT&G는 최하위 부산 KTF를 83-80으로 따돌리고 삼성과 공동 6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KT&G는 외국인선수 캘빈 워너의 퇴출에 이어 양희종마저 어깨 부상으로 당분간 출전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6강 플레이오프 다툼에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인천=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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