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기업들, 중장기 계획 아예 포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기업들, 중장기 계획 아예 포기

입력
2009.03.03 07:00
0 0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올해 연간 및 분기별 실적 전망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도 분기별로 전망치를 내 놨지만 경영 환경이 급변, 전망치를 내 놓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경영 환경 급변으로 기업들이 사업 계획을 짜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문가 집단의 전망조차 모두 빗나가며 연초에 작성한 경영계획서를 두어 달도 안 돼 다시 수정하고 나선 것. 심지어 매달, 매주 경영 계획을 다시 짜는 곳도 늘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전망 부재(不在)의 시대’다.

글로벌 기업들 중에선 분기마다 내 놓던 실적과 주당 순이익 전망치 발표를 포기하는 기업들도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로스프트(MS)는 앞으로 분기별 매출과 주당 순익 전망치를 내놓지 않기로 했다. 일본의 도요타도 지난해 11월과 12월 2009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지난달 또 이를 수정하게 되자 아예 발표를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전망의 부재로 난감하긴 마찬가지. 삼성은 각 계열사가 시나리오별로 3~5개의 경영 계획을 수립, 상황에 대응하고 있지만 수요 예측부터 불투명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상 시무식 때 생산 및 판매 목표 등을 발표했던 현대ㆍ기아차도 올해는 수치를 내 놓지 못했다. LG는 사실상 달마다 경영 계획을 수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아예 기존 분기 단위로 경영 계획을 점검하고 조정하던 것을 일주일 단위로 당겼다. 중소기업들도 경제연구소의 올해 환율 전망치(1,050~1,200원)를 기준으로 작성했던 경영계획서를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1,533원까지 치솟자 폐기하고 있다.

이처럼 단기 대응에 치중하다 보니 중장기 성장 전략은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미 전략이나 계획보단 현금 흐름이나 생존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이런 때는 발생 가능성과 중요도에 따라 시나리오별 대책을 세운 뒤 도상 훈련을 통해 최악의 상황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 지 미리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시나리오 경영도 중장기 성장 전략과 기조를 훼손하지 말아야만 위기 후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