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금녀(禁女)의 벽'이 무너진 것은 창설 34년 만인 1982년이다. 조배숙(53ㆍ사시 22회) 현 민주당 의원과 임숙경(57ㆍ사시 22회) 변호사가 '여검사 1호'의 타이틀을 동시에 달았던 것. 그러나 이들은 각각 86년과 87년 판사로 자리를 옮겼고 검찰은 다시 남성만의 공간이 됐다.
끊겼던 여검사의 명맥은 90년 조희진(47ㆍ사시 29회) 서울고검 부장검사가 초임검사로 임관하면서부터 되살아났다. 한해 1,2명씩 배출되던 여검사는 200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 매년 20명 정도가 검사 옷을 입게 되면서 2004년 '여검사 100명 시대'(106명)를 열었다.
한 번 불기 시작한 '여풍'(女風)은 해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불과 3년 만인 2007년엔 두 배 이상(220명)으로 늘어나더니 급기야 올해에는 58명 신규임용으로 300명 선마저 넘어 전체 검사 1,716명 중 18.4%인 316명에 이르게 됐다.
수적인 증가와 함께 활동범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여검사의 전문 영역이라 생각하기 쉬운 성ㆍ가정폭력 분야를 넘어 특수, 공안, 강력사건 등에도 적극 투입되고 있다.
98년 김진숙(45ㆍ사시 32회ㆍ당시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가 처음으로 '여성 특수검사 1호'로 길을 열었고, 2004년 이지원(45ㆍ사시 39회ㆍ당시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초의 여성 공안검사로는 2003년 각각 대전지검과 서울지검에서 공안부에 배치된 강형민(41ㆍ사시 38회) 검사와 서인선(35ㆍ사시 41회) 검사가 꼽힌다. 2005년 정옥자(40ㆍ사시 39회) 검사는 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에서 첫 '조폭 전담 여검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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