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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수돗물을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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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수돗물을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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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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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를 마시는 것이 도시생활의 일상이 되고 있다. 생수의 법률 용어인 '먹는 샘물'은 암반 대수층의 지하수 혹은 용천수를 광학적 살균 등 최소한의 물리적 처리로 제조한 물로 51개 항목의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암반 아래 위치한 대수층의 물은 광물질의 농도, 산염기도, 수온 등이 사계절을 통해 일정해서 먹는 물의 원료로 사용된다.

최근 국내의 생수 시장은 매년 약 10%씩 성장하여 지난해 판매된 생수는 약 300만 톤, 4,200억원 어치에 이른다. 이처럼 생수 보급량이 느는 이유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근저에 깔려 있고 웰빙 바람이 이를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수를 커피, 차, 콜라 혹은 사이다처럼 기호식품으로 볼 수 있으나, 수돗물이라는 대안이 있음이 다르다. 생수를 마시는 문제점은 수돗물보다 비싸다는 것 외에, 페트병에 담아 운송, 보관, 판매되는 데에 따른 원유사용, 온실가스 배출, 환경문제 등 사회적 비용에 있다.

2007년에 국내에서 생산된 생수용 페트병은 8억 개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원유로 환산하면 약 26만 배럴이 소요되는데, 자동차 1만6,000대가 1년간 소비하는 연료와 맞먹는다. 이만큼의 페트병을 생산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약 8만7,000톤이며, 이는 1만5,000세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에 해당한다.

생수의 운송과 저장에도 많은 양의 석유를 소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통계는 없으나, 미국의 예를 보면 연간 280억 개의 생수병을 만드는데 1,700만 배럴의 석유를, 그리고 생수의 유통과정에서 5,000만 배럴의 석유를 쓰고 있다. 페트병 생산에 쓰이는 석유의 3배를 생수 운송과 저장에 소모하고 있다.

게다가 마시고 남긴 플라스틱 병의 처리가 문제가 된다. 현재 페트병의 86%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쓰레기로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매립된 것은 쉽게 썩지 않고, 태우면 다이옥신 등 해로운 물질을 발생시킨다.

이런 이유로 생수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수돗물 마시기가 대세로 바뀌고 있다. 독일과 영국 등의 호텔 방에 무료로 제공되던 작은 페트병 생수는 커다란 유리병으로 바뀌었고 돈을 내야 한다. 파리에서는 공식 행사에서 수돗물만 제공한다고 한다. 뉴욕시도 수돗물이 캣스킬 숲에서 자연 정화 과정을 거쳤다며, 시민들에게 수돗물 마시기를 독려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생수보다 수돗물을 마시는 것이 훨씬 환경 친화적이고, 모두 작금의 화두인 녹색성장을 실천하는 일이다.

수돗물이 생수를 대체하려면, 수질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어야 한다. 정수장에서 생산되는 수돗물의 품질은 훌륭함에도 낙후된 급수관을 거치면서 신뢰가 떨어지기도 한다. 한 가지 방법은 유리병에 담아 보급하는 것이다. 유리병에 담아 보급함으로써 수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기존의 먹는 샘물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고, 병은 모두 재활용 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수돗물을 브랜드화 하고 있는데, 서울의 <아리수> , 부산의 <순수> , 대구의 <달구벌 맑은 물> 등이 그 예이다.

그럼에도 노후한 급수관을 개량해서 누구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게 하는 것이 탄소발자국을 더 많이 줄이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수단이다.

금동화 KIST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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