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현대자동차 아반떼를 2년 연속 소형차부문 '올해 최고의 차'로 선정했다. 컨슈머리포트는 내구 신뢰도 평가에서도 현대ㆍ기아차를 혼다와 도요타에 이어 3위에 올려놓았다. 이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현대차의 소형차 품질력과 상품성을 인정 받은 것이다.
현대ㆍ기아차의 소형차 강화 전략은 이미 완성단계에 돌입했다. 현지 시장 및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모델을 개발한 현지화 전략이 먹히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소형차 부분에서 만큼은 세계 시장을 주도한다는 게 현대차의 전략이다.
실제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다른 업체들이 전년대비 20% 이상 판매가 감소했음에도 중ㆍ소형차 위주의 특화 마케팅 전략을 통해 판매량 감소를 10% 수준으로 줄였다. 이에 힘입어 기아차는 올해 쏘울 및 포르테, 준중형 스포츠쿠페 등 중소형 신차를 북미 시장에 선보여 미국 시장 판매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이미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소형차를 개발해 양산중이다.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씨드'를, 현대차 체코 공장은 주력 모델인 'i30'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신흥시장에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소형차가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인도에서 현대차는 현지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총 1,796억원을 투자해 'i10'을 개발했다. i10은 출시 직후 인도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대ㆍ기아차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형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접목시키는 연구ㆍ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양산을 앞두고 있다. 특히 정몽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고연비, 고품질, 고급디자인을 갖춘 소형차 개발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어, 계획대로만 된다면 향후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고유가와 경기침체기를 맞아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들이 소형차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도요타를 비롯해 닛산,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은 기존 프리미엄차에서 소형차로 타깃을 전환하고 있다. 도요타는 자회사 다이하쓰공업과 공동으로 1대당 50만엔 가량의 저가차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 GM 등 미국 '빅3'도 소형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형차 경쟁력을 키워 미래의 새로운 성장을 창출하는 기회로 삼기 위해 모든 연구ㆍ개발 인력을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소형차야말로 현 위기상황에서 현대ㆍ기아차의 돌파구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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