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패혈증이 일어나는 과정이 분자 수준에서 밝혀져 새로운 패혈증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 카이스트(KAIST) 화학과 이지오(44ㆍ사진) 교수와 박사과정 박범석(35)씨는 패혈증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표면에 존재하는 내독소와, 체내에서 방어작용을 하는 면역세포가 결합한 상태의 분자구조를 최초로 규명해 세계적 과학잡지'네이처' 2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박테리아와 같은 침입자가 있을 경우 인체는 정찰병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가 박테리아 표면의 항원과 결합함으로써 침입자를 인지하고, 침입사실을 알리는 신호전달물질을 내보내 면역체계를 활성화한다. 이 교수팀은 박테리아 내독소가 면역세포(TLR4-MD-2)의 두 부위(MD-2와 TLR4)와 결합한 복합체의 분자구조를 규명하고 이러한 결합이 이루어지면 면역반응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패혈증은 이러한 면역과정이 과도하게 일어나서 오히려 정상적인 인체 세포를 공격함으로써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질병이다.
이 교수팀은 2007년에도 패혈증에 관여하는 면역세포의 분자구조를 밝혀 '셀'지 등에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이번 논문은 실제 내독소와 면역세포가 결합한 복합체의 구조를 처음 밝힌 것으로 패혈증이 일어나지 않도록 면역과정을 방해하는 신약을 개발할 때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