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인물사진의 거장으로 불리는 유섭 카쉬(1908~2002)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의 사진을 찍게 됐다. 처칠이 카메라 앞에서 계속 시가를 피우자, 카쉬는 그에게 다가가 시가를 빼앗았다.
순간 화가 치민 처칠, 그를 향해 카쉬는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으르렁거리는 사자'라는 제목이 붙은 이 사진은 사진 역사상 가장 널리 재생산되는 이미지다. 카쉬는 냉철하고 강인한 처칠의 내면을 그렇게 이끌어낸 것이다.
처칠을 비롯해 오드리 헵번, 아인슈타인, 피카소, 헤밍웨이 등 카쉬가 찍은 유명 인사들의 흑백사진은 우리에게 그 이미지가 뚜렷이 각인된 익숙한 사진들이다.
아르메니아 출신으로 캐나다에서 활동한 카쉬는 빛을 활용한 조명 기법과 인물의 특성을 끄집어내는 사진으로 유명세를 타며 수많은 인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카쉬의 대표작을 모은 '인물 사진의 거장 카쉬' 전이 4일부터 5월 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지난해 카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열었던 전시의 출품작 중 70여 점을 선보이는 순회전이다.
사진 속 인물들의 일대기와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도 소개된다. 한국 유명 인사들의 사진 20여 점을 모은 '한국 인물사진 5인' 전도 함께 열린다. 관람료 6,000~8,000원. 1544-1681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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