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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수출기지 사오싱 '무너진 섬유도시'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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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수출기지 사오싱 '무너진 섬유도시'로 전락

입력
2009.03.0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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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오싱(紹興)에 있는 장룽 직물회사의 사장이 지난해 11월 갑자기 행방을 감췄다. 미국 월가발 금융위기로 주문이 줄면서 13억위안이 넘는 빚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장을 남겨놓은 채 사라진 사장 때문에 직원 4,000명은 앉은 자리에서 실직자가 됐다.

20년 전 한 달에 4달러를 받는 직공으로 취업했던 장궈웨이(37)는 현재 월마트, 자라, H&M 등 세계 유수기업에 직물을 공급하는 섬유회사의 고위 간부다. 섬유업의 호황으로 많은 돈을 번 그는 벤츠를 탔고 딸은 해외로 유학 보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닥치고 최근 몇 달간 해외 주문이 3분의 1로 줄면서 그 역시 어려움이 적지 않다. 그는 요즘 정부의 도움을 받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한때 2만개의 직물공장이 쉴 새 없이 가동하던 저장성(浙江省)의 섬유도시 사오싱이 공장 도산과 실직자 증가로 활기를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上海) 남서쪽 160㎞에 위치한 사오싱은 저장성 제3의 공업도시로 중국이 지난해 직물산업에서 1,53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경제위기가 닥치기 전에는 매일 10만명의 바이어가 찾아와 지난해에만 90억달러 어치의 물건을 주문했다. 섬유산업으로 돈을 번 사업가가 증가하고 이들을 겨냥해 BMW와 렉서스 판매점이 들어섰다.

그러나 월가발 금융위기로 이 모든 것이 날아갔다. 공장은 문을 닫고, 사장들은 자금 압박을 견디다 못해 몰래 도주했다. 잇따른 공장 폐쇄로 지난해 11월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나는 등 소요 사태까지 빚어졌다. 공장을 돌리는 업체도 빚과 주문 감소 때문에 마음이 편치는 않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중국 섬유업체의 3분의 2가 파산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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