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27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가 –6.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82년 1분기(-6.4%)이래 최대 하락폭이다.
특히 이번 수정치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잠정치(-3.8%)의 두 배 가까운 하락률이며, 월가 전문가들이 예측한 수정치(-5.5%)보다도 낮은 것이다. 그만큼 미국 경제의 추락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의미다.
성장률이 예상 밖으로 큰 폭 하락한 이유는 미 경제를 지탱하던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4분기 미국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예상치(-3.5%)보다 낮은 -4.3%로 80년 2분기 이후 29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유럽과 일본의 경제가 가파르게 위축되면서 수출도 23.6% 급감해 71년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기업 투자(-21.1%)와 주택건설 투자(-22.2%)도 20% 이상 줄었다.
충격적인 성장률 수정치가 발표되자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1분기 GDP성장률도 당초 전망치인 -5% 이하로 떨어지고, 경제 회복 시기도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씨티그룹을 사실상 국유화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씨티그룹에 공적자금을 지원하며 취득한 우선주 가운데 최대 250억달러 어치를 보통주로 전환해 정부 지분을 최대 36%까지 확대키로 했다. 또 보험회사 AIG와도 현재 정부 보유 우선주 중 400억달러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하고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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