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지방의 실물경제가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방 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제조업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12.2%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1998년 2분기(-11.2%)보다 낮은 것이며 통계가 집계된 1985년 1분기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특히 월별로도 10월 -2.5%에서 11월 -14.6%, 12월 -20.0%로 지방의 경기가 갈수록 더 가파르게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제조업 생산이 가장 많이 줄어 든 곳은 대구ㆍ경북권으로 전년동기 대비 18.2%나 감소했다. 인천ㆍ경기권(-16.7%)과 전라ㆍ광주권(-8.3%)도 하락세를 주도했다.
경기가 사상 최악에 이르면서 소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지방의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 하락해 통계작성(1997년 1분기) 이래로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백화점 판매는 -5.3%를 기록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고 대형마트도 2.4%나 판매액이 줄었다.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도 지난해 4분기에 -13.7%를 기록했다.
신규취업자도 12만5,000명에 그쳐 전년 동기(24만6,000명)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특히 올해 1월 들어서는 신규취업자수가 3만1,000명이나 줄어들며 2003년 10월(-5만6000명)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은 지역경제반의 최영준 과장은 "조선업종을 제외한 수출 주력 업종의 부진이 계속돼 지방경기가 상당히 위축됐다"며 "올해 1분기에도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손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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